●강연록생물학자의 오랜 꿈은 현존생명체의 유전특성과 외모를 꼭 닮은 생명체 복제였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려는 꿈과 같았다. 그러나 영국 로슬린 연구소의 월머트 박사그룹이 1997년 돌리를 탄생시킴으로써 그 꿈이 이루어졌다.
체세포복제를 하려면 먼저 귀등에서 떼어낸 세포를 증식해 혈청기아(綺餓)배양을 한다. 세포를 키우는 배양액에는 사람 혈액과 같은 혈청이 10% 포함되는데 이를 0.5%로 낮추면 세포는 죽거나 또는 가사상태(휴면상태.GO상태)가 된다.
다음은 난자가 필요하다. 소,돼지등의 알집(난소)에서 아직 자라지 않은 미숙 난자를 꺼내 성숙시킨후 핵을 떼어내면 전혀 유전정보가 없는 세포가 된다. 여기에 복제할 세포를 넣어주는 것을 핵이식이라고 한다.
조직거부반응이 일어나 변성되기 전에 전기를 쪼이거나 화학물질을 넣으면 세포가 결합(세포융합)되고 이때부터 복제가 시작된다. 이복제 수정란을 대리모에 이식하면 개체가 태어난다.
복제기술은 80%는 의학적으로 15%는 농업에, 나머지5%는 환경.에너지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의학적 적용의 예로 장기이식용 동물복제를 들어보자.
전세계 심장이식수술 대기자는 500만명이나 되는데 심장을 제공할 뇌사자는 5,000명에 불과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동물 대 인간 장기이식이다.
돼지는 인간의 장기와 형태, 생리 특성이 같고 몸무게가 비슷해 최적의 대상으로 꼽힌다. 그러나 돼지 장기를 그대로 사람에 이식하면 피가 굳고 혈관이 썩는 초급성면역거부반응에 의해 2분내 사망한다.
이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제거(녹아웃)하고 사람의 공통면역유전자를 넣어(유전자적중) 세포를 복제하면 생김새는 돼지지만 면역체계는 사람과 같은 돼지가 된다.
현 기술수준은 면역 유전자 조작단계. 2001~2002년 이면 이런 돼지가 세상에 태어날 수 있다. 만약 한국의 연구팀이 이 돼지를 최초로 만들어 산업재산권을 인정받는다면 현대 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공장 100개를 가진 것과 같은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인간배아 연구는 치매,백혈병, 관절염등 세포가 기능을 상실해서 생기는 난치병에 대한 가장 이상적인 해법이다. 환자의 세포를 떼어 문제있는 유전자를 복구한 후 복제해 간(幹)세포를 추출한다.
간세포는 210여 가지 각종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만능세포다. 신경세포,골수세포 등을 유도해 치매환자, 백혈병 환자에게 간단히 주사하면 거부반응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우리 연구팀은 복제배아를 배반포까지 배양에 성공해 국제 특허를 출원했다. 복제기술은 오.남용하면 생물재해가 초래되는 '제2의 핵 기술'이다. 당장이라도 복제인간이 나올 수 있다.
그렇기에 사회적 규제 기준이 필요하다. 반면 복제기술을 이용한 세포이식 치료술은 연 15억 달러 .이식용 동물장기 생산도 연15억 달러, 질환모델동물생산은 연 2,000만 달러의 경제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된다. 21세기의 화두가 생명과학이라는 사실이 명쾌하다.
김회원 기자
hee@hk.co.kr
■황우석 교수가 올해 이종(異種)복제를 시도한 백두산 호랑이 '낭림'은 어떻게 찾았을까? 바로 제3국의 첩보위성에 의해 발견됐다는 뒷얘기가 강연 과정에서 소개됐다.
북한은 1993년 자강도 낭림군에서 가족생활하고 있는 수호랑이 두 마리와 암호랑이 한 마리를 생포, 평양 중앙동물원과 개성동물원에서 키우다가 1999년 1월 암컷 '낭림'을 서울대공원에 넘겨주었다.
그런데 산악지역을 배회하는 백두산호랑이의 실체를 확인하고 6개월간 경로를 추적해 생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첩보위성의 덕분이었다.
야생 호랑이가 있다는 사실도 의외지만 몸길이가 3㎙에 불과한 호랑이를 추적한 위성의 성능도 놀랍다. 이러한 첩보위성을 가진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뿐이다.
현재 상용위성은 분해능(해상도)이 1㎙(가로 세로 1㎙ 크기를 하나의 점으로 인식가능)까지 가능하다. 첩보위성은 분해능이 5㎝까지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황 교수에 따르면 생포된 백두산 호랑이는 같은 종으로 여겨졌던 시베리아ㆍ벵갈 호랑이보다 몸집이 크고 무늬도 다르며 유전자 구조도 전혀 다른 새로운 품종이다.
북한측은 '낭림'을 생포한 후 다른 수호랑이와 합방시켰으나 '낭림'이 목덜미를 쳐 즉사시키는 바람에 자연번식이 불가능해 우리나라에 복제를 맡겼다. 야생동물은 배란이 일정치 않아 난자를 구하기도 어려워 소나 고양이의 난자와 결합하는 이종복제만이 유일한 대인으로 남아있다.
우리민족의 영물, 한반도에 남아있는 단 세 마리뿐인 백두산 호랑이의 부활이 내년에 복제를 재시도하는 황 교수의 손에 달려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황우석 교수는 누구
1999년 2월 국내 최초의 체세포복제 송아지 '영롱이'를 탄생시킨 주인공. 서울대 수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국내파다.
1986년 교수 재임 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복제연구 지원비를 정부에 신청했으나 영롱이가 임신 4개월이 된 1998년에야 첫 연구비를 받았다. 이후 일약 세계 복제연구의 주요 인물로 부각됐다.
황 교수가 복제연구를 선도할 수 있었던 것은 성실성이 큰 힘이 됐다. 그는 하루에 5시간밖에 자지 않는다. 그의 연구팀은 학교 앞 아파트에서 합숙을 하며 매일 새벽 도축장에서 소 난자를 받아오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영롱이가 태어나기까지 15개월동안 수천번의 똑 같은 실험을 거쳤다.
현재 백두산호랑이 이종(異種)복제, 형질전환 복제젖소, 장기이식용 돼지복제, 치료용 인간배아복제 등을 연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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