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빅딜 1호' 한국철도차량㈜이 70여일의 장기파업과 최근 보름여간의 직장폐쇄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비상조치로 사령탑을 교체했다. 한국철차 이사회는 16일 이사회를 열고 신임 사장에 오강현(吳剛鉉) 전 특허청장을 선임했다고 17일 밝혔다.한국철자는 현대정공ㆍ대우중공업ㆍ한진중공업 등 3사의 철도차량이 합쳐 지난해 7월 설립된 통합법인. 하지만 특히 3사의 기존노조가 그대로 존속하며 제각각 통합이전 수준의 단체협약 승계를 요구하며 구조조정에 반발해왔고, 사측은 구조조정의 핵심인 고용조정과 조직개편 등 현안에 대해 사실상 뒷짐을 진 채 1년이 넘도록 무능력ㆍ무소신으로 일관했다.
그 결과 철차의 전국 5개 공장은 특화하지 못한 채 차량을 중복생산, 하루 평균 15억원의 적자를 봐왔다.
정부도 빅딜 이후의 문제는 '경영의 영역'이라며 철차의 파행을 사실상 방치해와 부실을 더욱 키워왔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산자부 고위 관계자는 "과잉투자된 산업설비의 통합까지 정부의 몫이라면, 통합이후 외자조달이나 인원 감축 등을 통한 경쟁력 제고는 전적으로 경영의 몫"이라고 말했다.
오 신임사장은 이번 철차 입성으로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책임을 지게 됐다. 상공부 요직을 두루 거친 전형적인 산업통인 오 사장은 98년 산자부 차관보 재직 당시 철차를 포함한 7대 업종의 빅딜을 사실상 진두지휘한 주인공이다.
"3사간 화합과 해외경쟁력 제고, 고객만족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계획"이라는 오 사장이 한국철차를 회생불능의 늪에서 구해내는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까.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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