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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옷' 납품특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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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옷' 납품특혜 의혹

입력
2000.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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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특정업체의 로비를 받고 전ㆍ의경 운동복 등 각종 피복류 납품권한을 몰아주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특정업체가 외부의 시비를 피하기 위해 평판 좋은 사회사업가가 운영하는 다른 업체 명의로 수의계약, 경찰 제복과 운동복 등을 수년간 독점계약해 왔다는 것.

이같은 의혹은 명의를 빌려준 Y패션 사장 김모(52)씨와 내부사정에 정통한 경찰의 폭로로 불거졌다.

■ 경찰.업체간 유착 의혹

최근 한 경찰관은 "경찰청이 체육대회를 불과 열흘 앞둔 10월18일께야 각 지방청에 운동복 구입을 지시, 혼란이 빚어졌다"며 "이런 와중에 한 업체가 마크까지 부착된 체육복을 들고 나타나자 대부분 지방청이 살 수 밖에 없었다"고 제보, 경찰ㆍ업체간 유착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 "2,000만원 이상의 물품구입은 규정상 공개입찰해야 하므로, 체육복 구입비를 지방청별로 잘게 나눠 수의계약을 성사시켰다"고 주장했다.

■ 납품업체 선정 특혜 의혹

김씨는 17일 "1997년부터 경찰이 구입한 10억원대의 제복과 운동복 대부분은 남품계약서상 우리가 공급한 것으로 돼있으나, 실제로는 M실업이 물건을 판 것"이라며 "관련 세금영수증과 통장 등 물증을 갖고 있다"고 폭로했다. .

김씨는 이어 "97년 국회부의장의 조카라고 자신을 소개한 M실업 사장(40)이 '경찰의류를 납품받게 해주겠다'고 접근, 지금까지 3년여 동안 내 명의를 무상 사용하며 경찰과 독점거래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10월28~29일 열린 '전국 전ㆍ의경 한마음 체육대회'에 소요된 운동복 1억5,000여만원 어치도 M실업이 납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30여년간 불우 어린이와 노인들을 도운 공으로 85년 청룡봉사상을 수상했고, 현재도 17년째 서울 독립문공원에서 무의탁 노인들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등 널리 알려진 독지가다.

■ 경찰의 은폐 의혹

김씨는 16일 오후 3시께부터 이튿날 오전까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8명에게 서울시내 모처로 옮겨져 외부와 차단된 상태에서 '입단속 교육'을 받았다. 그는 "경찰로 보이는 사람들이 '18일 오전 11시 경찰 최고위층을 만나 지시에 따르라'며 기밀유지를 신신당부한 뒤 풀어주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밖에도 최근 경찰청 감사1계 직원이라고 밝힌 남자로부터 "경찰의류 납품과 관련한 일체의 사실을 외부에 말하지 말라"는 종용을 수차례 받았고 "'경찰 인사파동 이후 바람잘 날 없는 정국이 안정될 때까지 몸을 숨기라'며 거액의 '무마비'를 제의받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 경찰, M실업 해명

이에 대해 경찰측은 "한마음체육대회 전ㆍ의경 운동복 구입이 구설수에 오른 것은 당시 아셈(ASEM)행사 경비동원 때문에 체육대회 준비작업이 늦어져 예산집행이 지연됐기 때문"이라며 "우연히 운동복을 마련한 업체가 각 기동대 별로 돌아다니면서 계약을 맺어 특혜의혹이 나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M실업 사장은 "Y패션 김 사장의 선행을 알고 도와줬다"며 "그러나 납품을 성사시켜 주기만했지 내가 직접 물건을 만들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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