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고려대 등 전국 66개 대학이 16일 특차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상위권 대학의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다소 떨어진 데 비해 중ㆍ상위권 대학의 경쟁률은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렸다.이는 서울대 특차모집에서 나타난 수험생들의 하향 안전지원 추세가 연쇄적으로 '도미노 현상'을 일으킨 것으로 풀이되며 정시모집에서도 이러한 양상은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의예ㆍ치의예ㆍ법학과 등 인기학과의 강세와 비인기학과의 미달사태 등 '양극화 현상'은 올해도 어김없이 되풀이됐다.
▲하향 안전지원 경향 뚜렷
서울대에 이어 연세대도 특차모집 경쟁률(1.97대1)이 지난해(2.1대1)보다 낮아졌다. 모집단위별로는 치의예과가 6.13대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지난해(9.60대1)보다 낮아졌고 2.67대1을 기록한 의예과도 지난해(6.40대1)에 비해서는 경쟁률이 곤두박질친 셈이다.
고려대의 경우에도 전체 경쟁률(2.58대1)은 지난해(2.28대1)보다 다소 높아졌지만 법과대학(3.36대1), 의과대학(3.16대1) 등 인기학과(부)의 경쟁률이 작년보다 떨어진 것은 마찬가지다.
반면 한양대가 983명 모집에 5,894명이 지원, 6.0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경희대(5.58대1), 이화여대(4.50대1), 동덕여대(6.16대1), 중앙대(3.71대1) 등 중ㆍ상위권 대학의 경쟁률은 작년보다 눈에 띄게 상승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입시제도가 바뀐다는 부담감이 수험생들로 하여금 마지막 '특차 카드'를 함부로 쓸 수 없도록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예년 같으면 연ㆍ고대 의예과에 지원했을 수험생이 한 단계 낮은 대학의 의예과로 발길을 돌렸다는 얘기다.
자연계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수험생 수가 5만 가량 줄어들면서 특차 지원 자격자의 절대수가 줄어든 것도 상위권 대학 경쟁률 하락의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정시모집 전망
특차에서 드러난 상위권 수험생들의 안전지원 성향은 정시모집에서 전체 수험생들의 본격적인 하향 안전지원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촘촘히 밀집한 고득점 수험생들이 지원대학을 한 단계씩 내려잡게 되면 360~370점대 수험생들이 지원 가능한 중위권 대학까지 큰 파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수능 성적 분포에서 360점대 수험생층이 가장 두텁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위권 대학의 경우 경쟁률과 합격선이 상당히 큰 폭으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수능 인플레에 재수 기피 심리가 더해져 정시모집에서중ㆍ상위권 대학의 경우 경쟁률은 물론 합격선이 올라가고, 상위권 대학은 예상보다 합격선이 내려가는 기현상마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정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24개 대학의 경우 하향지원 경향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영일 이사는 "대학들이 논술채점을 까다롭게 하겠다고 공언, 수험생들을 위축시킬 것"이라며 "이들 대학에는 무리한 지원을 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특차모집에서 뚜렷하게 드러난 '취업 전망 위주의 지원'은 정시모집에서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의예ㆍ컴퓨터 관련 학과 등은 물론 교육대의 지원율도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