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서영훈 대표가 당에 대해 섭섭함을 표시했다. 그는 며칠전 한 공개 석상에서 "나를 (당 대표로) 데려 올 때는 밑에서 모든 일을 다 할테니 앉아 계시기만 하면 된다고 하더니." 라고 말했다. 연말 당정 개편때 서 대표가 물러 날 것이라는 관측은 아무래도 아니 땐 굴뚝의 연기는 아닌 모양이다.■이런 말은 집권당의 대표로서 할 말은 아닌 듯 하다. 정당의 대표 자리가 그가 말한 것처럼 그냥 앉아만 있는 자리는 아닐 것이고, 마땅히 그에 걸 맞는 역할과 정치력 발휘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올 1월 서 대표 체제로 민주당이 출범한 이후 정치가 나아 졌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정치가 국정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웬일인지 경제는 곤두박질하고 의혹사건은 꼬리를 이었다. 최근엔 동교동 가신그룹 문제까지 드러나 당이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앉아만 있으라고 했다는 말은 아마도 섭섭함의 과장된 표현이겠지만, 그도 당대표로서 어른 노릇만 하려고 정치판에 들어 온 것은 아닐 것이다. 나름대로 노력도 했을 터다.
그러나 버스 떠나고 난 뒤 일이다. 혼자 섭섭함을 표시하는 것은 아무래도 어색하다.
그가 대표직을 그만둔다 해서 정치판을 떠나는 것은 아니다. 의원직을 유지 할 것이며, 여전히 집권당 고문으로 본회의장 맨 뒷줄에 앉을 것이다. 본회의장 의석은 뒷줄로 갈수록 시쳇말로 끗발이 높다.
■서 대표가 정말로 당에 섭섭함을 갖는다면, 그에 앞서 정치판에 발을 들여 놓은 것 자체를 후회해야 한다. 그는 시민운동으로 입신(立身)해 온 사람이다. 아직도 시민 운동가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흥사단을 거쳐 여러 시민운동을 선도했다.
그런 그도 학력은 특이하다. 요즘 구설수에 오른 경찰 수뇌부처럼 직장과 대학공부를 병행했다. 연합통신 발행 한국 인명사전에 따르면, 그는 51년 '서울 신문학원'을 졸업하고 53년 대한적십자사에 입사한뒤, 36세때인 59년 국제대 교육과를 졸업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종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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