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애와 희생의 철학을 이해하는, 젊고 진정한 의사가 단 한 사람만 있어도 (국경없는 의사회) 지부는 설립할 수 있습니다"세계적인 의료봉사단체인 '국경없는 의사회(Medecins Sans FrontieresㆍMSF)' 장 에르베 브라돌(42)회장이 15일 한국지부 설립을 호소하기 위해 방한했다. 이날 그는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의 젊은 의사들에게 우리의 활동과 '중립ㆍ공평ㆍ자원봉사' 3대원칙을 알려 한국지부를 설립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국경없는 의사회가 한국지부 설립을 원하는 것은 98년 국경없는 의사회 지원단이 철수하며 중단한 북한의료지원활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뜻도 들어있다. 브라돌회장은 그동안 잘 알고 지내는 사업가 이승주(李承宙ㆍ32)씨를 통해 이 같은 의사를 전달, 이씨가 '한국지부 준비위원회'를 만들어의료인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다.
인도주의 의료단체인 '청년의사'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브라돌회장은 "내년 7월 총회의 인준을 받으면 일본,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 4번째 지부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지원을 재개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최근의 남북화해 분위기는 아직 '정치적 변화'에 치중해 있다"며 "봉사단의 재파견은 무엇보다 지원 내용의 투명성이 완벽하게 보장돼야 가능하다"고 답했다.
또 한국의 의료파업에 대해 브라돌 회장은 "상황을 잘 모른다"면서도 "의사의 본분은 어떠한 상황이 닥쳐도 고통받는 환자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971년 12월 아프리카 비아프라 전쟁의 피해자를 돕기 위해 의사와 언론인 12명으로 출범한 국경없는 의사회는 현재 45개국 3,0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하고 있다. 이 공로로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머무는 동안 한국의 젊은 의사들을 최대한 많이 만나 우리의 정신을 심어주고 싶다"는 그는 16일 연세대100주년 기념관에서 강연회를 갖는다.
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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