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당선자는 지난 5주동안의 법정공방을 통해 통치스타일과 성격의 단면들을 드러냈다.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소송을 직접 챙기면서 대중앞에 적극 나선 것과 달리 부시는 텍사스의 목장에서 전략방향만을 제시하는 대조를 보였다.
미 언론들은 이 같은 부시의 행적과 측근들의 증언을 통해 부시를 '전략가형''최고 경영자(CEO)형' 통치자로 묘사하고 있다. 즉 부시는 세세한 일을 모두 챙기기 보다는 중요한 결정만 내리고 나머지는 참모들을 믿고 일임한다는 것이다.
부시는 사활이 걸린 법정공방에 이어 정권인수 작업도 딕 체니 부통령 당선자와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이 총괄토록 했다. 그동안 자신은 오스틴의 텍사스주지사 관저에서 2시간여 떨어진 목장에서 낚시를 하고, 찾아온 사람들에게 햄버거를 구워주는 등 여유를 보였다.
물론 하루 수십건씩의 보고를 받았지만, 주요 사항만 지시를 내렸을 뿐 세부사항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부시의 이 같은 태도는 프로야구단 운영자나 주지사 때에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체니는 "부시 당선자는 사람들을 붙잡아 과제를 준 뒤 '책임지고 해결하라'고 말하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부시가 지식과 자신감이 없어 이런 스타일을 보이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부시가 정치경험이 일천하고, 외교ㆍ안보 등 정책 능력이 모자라 참모들에게 너무 깊이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버지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사람들을 대거 기용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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