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옥선희의 숨은 비디오] 가십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옥선희의 숨은 비디오] 가십

입력
2000.12.15 00:00
0 0

갖가지 모임으로 바빠지는 12월. 모이는 사람은 다르지만 모임의 형태는 비슷하다. 직장 상사에 대한 험담이나 시중에 떠도는 루머를 안주삼아 술을 마신다.오죽하면 국가 공권력으로 유언비어를 뿌리뽑겠다고 선언하고, 여성특위위원장이 고위 공직자에게 술을 마시고 여성에게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부탁한다는 편지를 띄울까. 술 좌석 말 한마디가 두려운 사람들, 실수하는 사람을 벼르는 측 모두 봐두어야 할 영화가 있다.

?데이비드 구겐하임의 올해 작품 '가십 (Gossip)' (WB, 18세)이다. 'ER' 'NY PD' 등 미국의 유명 TV 드라마의 몇몇 에피소드를 연출한 바 있는 젊은 감독 구겐하임은 별 생각없이 뱉은 말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얼마나 큰 결과를 낳는가를 실험하는 '가십' 으로 두 번째 연출 목록을 작성했다.

"네게만 특별히 하는 비밀 얘기인데" "A가 그러는데 B가 이러저러 했다더라" 고 속삭인 말이 살인사건으로 확대되는 과정을 분방한 유머와 잔인한 스릴의 쾌감, 손에 잡힐 듯 느껴지는 주인공의 심리 변화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수업을 듣고있는 룸메이트 레베카(레나 헤디), 데릭(제임스 마스덴), 트레비스(노먼 리더스)는 루머를 퍼뜨려 어떻게 변형되는지를 관찰하기로 한다.

그들이 루머의 주인공으로 선택한 학생은 순결을 지키겠다고 선언한 부자집 딸 나오미(케이트 허드슨). 세 친구는 "사실이 아니니까 별 일 없을 것" 이라며 나오미가 술에 취해 남자 친구 보우(조슈아 잭슨)와 섹스하는 걸 봤다는 말을 내던진다.

소문은 무섭게 퍼져나가 나오미는 변태적 섹스광으로 둔갑하고, 당황한 나오미는 겁탈당했다며 보우를 경찰에 신고한다.

캠퍼스를 혼란에 빠뜨리며 확대 변형되어 가는 소문을 두고 세 친구가 보이는 반응은 연예인 가십 등을 대하는 대중심리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나오미에 대한 질투와 선망에 사로잡혀 있던, 성취욕 강한 레베카는 사건을 마무리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우유부단한 트레비스는 레베카가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자 그제서야 진실 폭로에 가담한다. 냉소적인 데릭은 대리복수의 쾌감을 맞보려 한다. 당신은 어느 쪽에 속하는지.

감상포인트/ 말하기 전에 숙고하는 습관을 들입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