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시티투어 버스를 아시나요'최근 서울 시내를 지나다 보면 차량 전체를 파란색으로 도색한 천연가스버스와 보라색 현대식 디자인에 야간 조명시설을 갖춘 버스표지판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서울시가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시내 주요 명소를 안내하기 위해 선보인 '시티투어버스'와 그 정류소 표지판이다.
시는 10월 13일 서울관광의 명물로 만들겠다며 '시티투어버스'운영에 들어갔다. 그러나 불과 두달만에 운행차량의 절반 가량이 '빈차'로 운영될 정도로 외면을 받고 있다.
이 버스는 프로그램이 단조롭고 서비스도 부실해 교통난만 가중시키는 '골치덩이'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하루 36회 운행, 이용객 평균 180여명
시티투어버스는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출발, 덕수궁 이태원 동대문시장 인사동 등 시내 명소 28개 정류장을 거쳐 2시간30분만에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온다.
이용요금은 1회 탑승에 1,200원, 오후6시까지 횟수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는 주간 탑승권과 6시이후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한 야간 탑승권은 5,000원, 전일권은 8,000원이다. 오전8시30분부터 오후11시까지 운행되며 총 6대의 버스가 각 6회씩 운행하고 있다.
그러나 총 36회를 순회하는 시티투어버스의 이용객 수는 이달 들어 하루평균 180명선에 그치고 있다. 버스 한대가 하루종일 다녀도 이용하는 승객은 5명 정도에 불과한 셈이다. 그나마 아침과 밤 시간대에는 텅빈 채로 운행하는 버스가 태반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상태로 가면 지난 96년 도입됐다 이용객이 없어 8개월만에 자취를 감춘 '시내 관광용 시티버스'의 재판이 될 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부실한 서비스와 단조로운 프로그램이 문제
시티투어버스에는 운전자외에 영어나 일어, 중국어중 1개 외국어 통역만이 가능한 안내원이 함께 탑승한다. 분홍색 한복차림의 안내원은 정류장에 버스가 정차하기전 차내에서 해당 지역의 역사와 세부적인 설명 등을 해준다.
그러나 안내원이 교대로 1명씩 탑승하기 때문에 해당 외국어권 관광객 외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단조로운 운행코스도 문제. 이태원이나 동대문 시장 등 외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은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하기 이전에 이미 개별적으로 쇼핑차 다녀오는 경우가 많아 관광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버스운영을 맡고 있는 여행사 측에서 프로그램 및 서비스 개선을 계획하고 있다"며 "하나씩 고쳐나가면서 홍보를 강화하면 한강유람선 정도의 명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성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서울홍보' 보다는 '혈세 낭비'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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