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칼라 페트리, 기타리스트 남편과 내한공연'리코더의 여왕' 미칼라 페트리(42)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음악 보따리를 한국에 풀어놓는다. '크리스마스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17일 오후 3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리코더가 뭐지? 초등학교 음악시간에 누구나 한번쯤 불어봤을 피리의 본래 이름이 리코더이다. 그건 플라스틱제이고 진짜 리코더는 나무로 되어있다.
작고 소박한 소리를 지닌 이 악기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하프와 더불어 음악사에서 가장 먼저 등장했고,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 유럽에서 가장 사랑받던 악기다.
그러나 좀 더 강한 표현을 원하는 고전ㆍ낭만 시대를 지나는 동안 크고 화려한 음색의 플루트에 밀려나 잊혀지고 만다. 리코더의 부활이 이뤄진 것은 20세기에 들어 어린이 음악교육용으로 널리 쓰이면서부터. 1980년대 이후 르네상스ㆍ바로크시대의 고음악 붐을 타고 연주장으로 돌아온 리코더는 신선한 매력으로 음악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페트리는 덴마크 태생으로 리코더 연주의 세계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세 살 때 리코더를 시작해 열 한 살 때 티볼리 콘서트홀에서 협주곡 연주자로 무대에 데뷔했다.
스승인 20세기 리코더 부활의 선구자 프란스 브뤼헨이 바로크 레퍼토리 발굴에 힘쓴 것과는 대조적으로 비발디ㆍ헨델 등의 바로크음악부터 현대작곡가의 신작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갖고 있다.
바이올린 등 다른 악기를 위해 쓰여진 곡을 리코더로 편곡해 연주하는 것도 즐긴다. BMG를 통해 여러 장의 음반을 내놔 낯선 옛날 악기 리코더를 대중에게 알리는 데도 큰 몫을 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남편인 기타리스트 라르스 한니발이 동행, 달콤한 기타와 상큼한 리코더의 앙상블을 선사한다. 프로그램을 보니 다양한 색채의 음악으로 준비한 것이 꼭 아기자기하게 꾸민 크리스마스 트리 같다.
텔레만ㆍ바흐ㆍ헨델 등의 바로크음악,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타이스의 '명상곡'처럼 조용하고 아름다운 음악, 본래 바이올린곡이면서 연주하기 힘들기로 소문난 타르티니의 '악마의 트릴', 사라사테의 '치고이네르바이젠'등을 연주한다. 크리스마스 캐롤과 성가도 들려준다.
아쉬운 것은 연주장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리코더는 음량이 작고 사랑스런 악기이다.
2,000석이 넘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어울리지 않는다. 300, 400명 정도 들어가는 작고 아늑한 데서 듣는다면, 더 멋질텐데..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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