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 전체응시자의 평균점수 277.2점에, 4년제 대학지원이 가능한 상위 50% 이상의 평균점수는 336.8점. 지난해보다 무려 27.6점, 26.8점식이 각각 오른 '살인적' 점수 인플레이션이다.결국 상위권 대학일수록 영역별 가중치, 논술, 면접 등 다른 전형요소가 결정적 변수가 될 가능성이 커졌고, 눈치보기도 어느 때보다 극심해지게 됐다.
■기형적인 모래시계형 성적분포
난이도 조정 실패의 '주범'은 언어영역. 평균점수가 95.6점(100점 만점 환산 79.7점)으로 2000학년도의 76.1점(63.4)점보다 무려 19.5점이나 높아졌다.
이에 따라 상위 50%집단의 평균점수는 336.8점(84.2점)으로 지난해 310점(77.5점)보다 26.8점(6.7점)이나 수직 상승했다.
특히 360점 이상 중ㆍ상위권은 총 12만514명으로 지난해보다 3배나 증가, 중위권 보다 상위권이 더 많은 모래시계형 성적분포가 형성됐다. 자연계는 이런 형상이 더욱 심해 360점~400점 사이에 다섯 명 중 한 명 꼴(22.4%)로 몰렸다.
동점자가 폭증한 것은 당연한 일. 수도권 중위권이상 대학에 지원 가능한 상위 10%의 점수폭이 지난해에는 인문계 60.5점, 자연계 41.9점이었지만 올해는 각각 34.4점, 24.4점으로 반토막이 나면서 일대 혼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높은 자연계, 두터운 인문계
계열별 전체 평균점수는 자연계가 296.4점으로 인문계(278.0점)보다 18.4점이 높았다.
상위 50% 역시 인문계 338.4점, 자연계 356.0점으로 자연계가 인문계에 비해 17.6점 높았다. 이에 따라 점수가 높은 자연계 응시자의 인문계열 학과로의 교차지원이 극심할 전망이다.
하지만 360점 이상 상위권의 경우는 인문계 1만8,799명, 자연계 2만7,245명이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각각 6만 781명, 5만 6,113명으로 역전됐다. 자연계 응시자가 29.5%로 지난해(34.7%)보다 크게 줄어든 때문이다.
■남학생 강세, 재수생 주춤
남학생 274.1점, 여학생 280.8점으로 전체 평균은 여학생이 6.7점 높았지만, 상위 50%에서는 남학생 평균이 340.5점으로 여학생보다 7.5점을 더 얻었다. 따라서 여학생들은 언어영역에 가중치를 두는 학교와 학과를 선택하는 전략도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몇 년간 계속된 재수생 강세현상은 다소 주춤했다. 지난해의 경우 상위 50%에서 재수생의 평균점수가 재학생보다 8.1점 높았으나, 올해는 차이가 절반(4.4점)으로 줄었다.
■더 두꺼워진 표준전환점수 고득점층
표준전환점수를 적용하면 만점자는 줄어든다. 하지만 원점수 누가분포가 ▦380∼400점 3만5,141명 ▦360∼379.9점 12만514명 ▦340∼359.9점 21만4,968명인데 비해, 변환표준점수는 ▦380∼400점 5만1,216명 ▦360∼379.99점 17만4,816명 ▦340∼359.99점 29만9천746명으로 중상위권이 50% 내외 증가한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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