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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끝나지 않은 의약분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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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끝나지 않은 의약분업

입력
2000.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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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 빠진 느낌입니다." 11일 오전 11시30분께 보건복지부 기자실에 들른 최선정(崔善政) 장관은 약사법 재개정안 상정에 대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 다소 엉뚱한 답변을 했다.최 장관은 답변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11월11일 의?약?정 합의안이 마련됐잖아요. 그런데 의료계 내부 진통으로 무려 한달을 허비했어요.

어쨌든 (약사법 재개정안) 시비가 생기지 않도록 의약계가 여러 번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것은 잘한 일입니다.

" 그의 말에는 6차례의 격론끝에 나온 약사법 재개정안이란 '선물 보따리'을 풀 기회가 계속 지연된 데 따른 아쉬움이 짙게 배어있다. 의?약?정 합의안이 나온 지 한달이 지났지만 합의안 수용을 둘러싼 의약계의 내부갈등으로 연기를 거듭한 끝에 가까스로 12월11일로'낙착'된 점을 감안하면 그의 심정을 이해할 만도 하다.

의ㆍ약ㆍ정의 한축을 이루고 있는 복지부장관이 아쉬움을 달래고 있는 사이 의ㆍ약은 뾰로퉁한 심정과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후 국회에 공동 입법청원을 낸 김재정(金在正) 의사협회장과 김희중(金熙中) 약사회장은 "수고했습니다"란 짤막한 한마디만 주고 받은 뒤 어색한 눈웃음만 건넸다.

의ㆍ약ㆍ정의 각기 다른 표정 처럼 의약분업사태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숱한 곡절과 진통을 겪었지만 사태를 미봉하는 데 그쳤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작은 단초라도 튀어나오면 또 싸움질을 시작할 가능성이 여기 저기에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건복지위의 한 위원은 "의사와 약사가 감정의 앙금을 풀고 화해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처방전을 내놓았다. 국민들은 그의 처방전이 현실화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김진각 사회부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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