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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더 / 데이비드 루카스 진로발렌타인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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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더 / 데이비드 루카스 진로발렌타인스 사장

입력
2000.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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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스 경영전략의 핵심은 'QUICK 정신'이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가장 많이 듣고 쉽게 문화적으로 체득하는 한국말 '빨리 빨리(Quickly)'가 아니다.'QUICK 정신'은 최고급 위스키 발렌타인스를 제조하는 영국의 얼라이드 도멕의 전통에 대한 자존심과 진로의 강력한 영업정신이 브랜딩 하는 접합 점이기도 하다.

Q(품질 Quality): 루카스 사장은 발레타인스 위스키의 장점이자 특징이기도 한 부드러운 맛이 바로 최상의 품질이라고 지적한다.

U(독특함 Uniqueness): 다른 제품과 차별성을 보일 수 있는 고유한 맛은 바로 독특함이다. 전통은 독특함의 창조와 품질 관리에서 비롯된다고 그는 말한다.

I(신뢰할 수 있는 정직함 Integrity):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신뢰는 그 제품의 품질과 독특함에서 우러나오는 품격에 달려있다. 기업의 정직함이 바로 소비자 신뢰의 뿌리가 된다.

C(지속성 Constancy): 한국문화의 폐해인 '빨리 빨리' 습성을 버리고 꾸준하고 완벽을 기하며 지속적인 관리체계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장기적으로 제품의 품질과 독특함을 유지, 관리하는 것이 기업의 생명이다

K(한국화 Koreanizing): 영국과 비교해 큰 차이가 있는 한국의 음주문화를 인지해야 한다.

현지 소비자들에 맞춘 생활밀착형 마케팅과 영업 조직망 구축 등 현지 토착화가 중요하다.

■"노동자들 파업현장서 가족주의 배웠죠"

매출규모로 세계에서 다섯번 째로 꼽히는 한국 위스키 시장이 성수기인 연말을 맞아 진로발렌타인스㈜ 등 위스키 3사들의 불꽃 경쟁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때를 맞춰 신제품 '뉴 임페리얼 클래식'을 내놓고 시장선점에 나선 진로발렌타인스㈜의 데이비드 루카스 사장(42)은 전국 주요 판매 업소들의 영업상황 파악과 직원들을 독려하느라 숨돌릴 틈이 없다.

두 달 전 열었던 직원단합 축구대회에서 고교 졸업 후 처음 공을 찬 루카스 사장은 오른쪽 무릎 뼈가 골절되는 사고로 크게 다쳤다. 아직까지 깁스를 한 채 목발에 의지하는 그는 그래도 여전히 '전국영업망 다지기'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한 때 어려운 상황을 거쳐 새로 출범한 진로발렌타인스가 위스키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킬 수 있는 데는 단연 진로의 영업인력과 좋은 위스키 맛 때문"이라고 말한다.

좋은 경영성과는 직원들의 책임감과 투철한 직업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말이다. 실제 그는 올해 매출목표를 초과 달성한 진로발렌타인스는 경기악화로 침울한 국내 대부분 기업 분위기와는 달리 전 직원에게 연봉의 10~15% 수준의 보너스를 지급했다.

루카스 사장이 앉아서 직원들의 자발적인 협조를 얻은 것은 아니다. 얼마 전 있었던 노조와의 협상에서 직원들을 꾸준히 설득하고 대화하면서 임금협약을 무난히 매듭지었다.

위스키 제조업자들의 말을 빌리면 그 과정은 원액을 이렇게도 섞어보고 저렇게도 섞어보면서 최상급을 골라내는 '고난도의 블랜딩 작업'과 같았다.

"그도 한국 노동자들로부터 배운 것이 없지 않다. 그는 "롯데호텔 노사분규 때 농성하던 직원들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오랜 기간 파업에도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고 서로를 격려하는 노동자들의 모습 속에서 한국 가족주의의 또 다른 모습을 배웠다"고 말한다.

이 같은 한국적 가족주의에 대한 깊은 이해가 진로발렌타인스의 노사협상에 대한 본사와 아태지역본부 등 상층부의 강경 방침을 희석 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이 과정을 "스트레이트 위스키를 얼음으로 희석해서 마시는 '언더 락스(on the rocks) 효과'가 발휘된 과정"이라고 말한다.

㈜진로가 IMF이후 유동성 위기에 몰렸던 1998년, 진로위스키 사업부에 대한 지분투자 실사를 위해 서울에 왔던 그는 동료들이 일을 마치고 떠난 후 혼자 잔류를 자원했다.

"아름다운 한국의 하늘이 고향처럼 친근하게 느껴졌고 한국 위스키 시장의 가능성에 한번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루카스 사장은 한국 생활 2년 여 만에 한국여인과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내년 2월께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다.

◆ His Story

1958년 영국 맨체스터 출생

영국 퀸 엘리자베드 고교-영국 런던대 졸(회계학 전공)

10여년 간 영국 기업에서 회계담당으로 근무

1985년 영국의 경영회계 기관인 차터드 인스티튜트에서 ACMA 위원선임

1992년 얼라이드 도멕 그룹 입사 재무분석 담당

1995년 얼라이드 도멕 아시아 태평양 재무담당 이사

1998.10~1999.11 진로위스키 사업부문 인수 협상 팀 수석 임원

1999.12. 진로발렌타인스㈜재무담당 부사장

2000.8. 진로발렌타인스㈜ 대표이사 사장 취임

취미: 골프와 여행

희망사항: 한국의 시골 곳곳을 돌며 산수를 즐기는 것

한국어 실력: 주요 간판이나 보도 사인 정도는 읽을 정도.

주소: 서울 한남동 david.a.lucas@adsweu.com

장학만기자 local@hk.co.kr

■진로발렌타인스·얼라이드 도멕

진로발렌타인스㈜는 2000년 2월 영국의 얼라이드 도멕이 진로의 위스키 사업부문 지분 70% 를 인수해 자본금 1,915억원으로 세운 합작법인이다.

현재 ㈜진로의 지분은 30%. 최근 프리미엄 위스키 '뉴 임페리얼 클래식'을 출시, 내년 위스키 시장점유율 목표를 40%대 (11월말 현재 32%)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경기 이천에 공장이 있으며 직원은 185명. 올해 매출액은 3,000억원으로 인수전인 지난해 매출규모는 2,800억원.

영국의 얼라이드 도멕은 발렌타인 등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 주류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다국적 주류ㆍ식품업체. 전 세계 46개국에 지역 본부 및 현지법인과 합작법인이 있으며 연간 총수입은 34억 달러에 이른다.

주요제품으로 유럽 2위, 세계3위 브랜드 위스키인 발렌타인과 비피터(프리미엄 진), 세계 2위 주류 제품인 칼루아, 세계 2위 데킬라 제품인 싸우자 등이 있다.

100대 프리미엄급 위스키 브랜드 중 12개를 생산ㆍ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주류 외에도 베스킨 라빈스, 던킨도너츠, 토고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본사는 영국에 있으며 전체 직원은 1만1,0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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