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의 연말 세일에서 서울 강남상권이 매출격감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까지 계속된 백화점 세일 결과, 강남 상권의 대표주자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은 지난해보다 매출이 6.7% 줄어든 188억원(1~9일 기준)에 그쳤다.
강남 벤처기업들의 소비 메카로 알려진 현대 무역센터점도 지난해 연말세일 중 224억원 어치를 팔았으나, 올 겨울에는 208억원의 매출을 기록, 7.1%가 줄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매출도 17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3% 감소했다.
반면 강북 상권은 대부분 한자릿수에 그치긴 했지만 성장세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소공동 본점의 세일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3.7% 늘어났고, 영등포점은 9.2%, 청량리점은 9.5% 올랐다. 또 미도파 상계점의 매출도 지난해 대비 3.9% 신장했다.
강남상권의 부진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속에 롯데 강남점, 신세계 강남점 등 신규 점포가 잇따라 문을 열면서 '제한된 파이'를 놓고 경쟁하게 된 탓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벤처기업 주가 폭락, 최근의 펀드 관련사고 등으로 '닷컴 공황'이 심화해 벤처직장인들의 소비가 위축된 것도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강북지역의 경우 소득이 줄어들긴 했지만 소비 자체가 생활필수품 위주로 이뤄져, 재고ㆍ이월상품이 많이 팔리는 덕분에 소폭이나마 신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경기가 침체해도 강남상권의 고소득층은 소비심리가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올 연말세일은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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