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성에 대한 비평의 능력은?설치작가 이불(36) 최정화(39)씨가 2001년 1월 8일까지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열리는 기획전 '스펙터클 저편에'에 초대받아 참여하고 있다. 11월 22일 개막한 이번 전시회에는 데미안 허스트, 제프 쿤스, 파프리스 이베르, 모리 마리코, 피오트르 우크란스키, 신디 셔먼 등 전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각국의 젊은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올 2~4월 미국 미네아폴리스 워커아트센터가 기획, 전시했던 열렸던 전시회 'Let's entertain' 의 프랑스 순회전 성격을 띄고 있으나, 많은 작품들이 추가돼 훨씬 더 큰 규모의 전시회로 관람객을 모으고 있다.
'스펙터클 저편에'는 다양한 이미지가 범람하고 있는 금세기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시선을 모두 담아 예술의 창조성에 대한 비평 능력을 자문해보는 전시회이다.
TV 영화 잡지 만화 포스터 광고의 홍수 속에서 '스펙터클'에 대해 우리가 품고 있는 불신, 혹은 열정의 상반되는 반응을 시각 이미지의 다양성 속에서 증명해보자는 것이다.
9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속도보다 거대한 중력'이라는 제목의 노래방작품으로 특별상을 수상한 이불씨도 이번 전시회에 업그레이드된 노래방 작품을 선보인다.
이씨는 "지난번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큐레이터 필립 베른느로부터 이번 전시회에 초대받았다"면서 "가라오케 캡슐을 라운드 형으로 바꾸었고 음향시스템도 개선했다"고 말했다.
파랑과 빨강의 사이보그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한쪽 팔다리가 없는 불완전한 로봇은 과학문명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 없음을 비유한다.
'예술은 나에게 취미일 뿐'이라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최정화씨는 철사와 전구를 이용한 신라금관을 만들어 '후발 선진국'이라는 미묘한 제목을 붙여놓았다.
또 모터와 송풍기, 천을 이용한 '갑갑함에 대하여'라는 작품도 출품했다. 얼마전 작품 설치를 위해 프랑스에 다녀왔다는 최씨는 "퐁피두센터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근처에서 실컷 놀았다"는 말로 이번 전시회에 대해 나름대로 조롱하고 있다.
송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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