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판의 지존' 이태현(현대)이 새 천년 첫 천하장사의 꿈을 이뤘다.이태현은 10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00 천하장사씨름대회 결승에서 라이벌 김경수(LG투자증권)를 3-0으로 완파하고 38대 천하장사에 등극했다. 1994년 32대 천하장사를 차지한 이후 6년만의 정상 정복이다. 이태현은 또 이날 3승을 추가, 통산 331승98패로 황대웅(329승177패)을 제치고 통산 최다승을 기록했다.
5월 하동대회 지역장사 준결승서 김경수와 맞대결을 벌이다가 왼쪽 무릎을 접질려 큰 부상을 당한 뒤 6개월간 깊은 슬럼프에 빠졌던 이태현은 이날 김경수를 마지막 희생양으로 삼아 완벽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이태현은 특히 준결승서 최대의 라이벌 '슈퍼 골리앗' 김영현(LG투자증권)을 2-0으로 꺾는 등 제 2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통산전적서도 38전 20승18패로 이태현이 김경수에 근소한 우위를 보일 만큼 두 장사의 우열은 점치기 어려웠으나 이태현은 들배지기에 능한 김경수의 완력을 기술로 제압하며 완승했다. 이태현은 첫째판서 역발산의 힘으로 들배지기를 시도한 김경수를 잡치기로 물리친 뒤 두번째 판도 시작과 동시에 전광석화 같은 밭다리걸기로 가볍게 따냈다. 이태현은 마지막 셋째판서 허를 찌르는 들배지기로 김경수의 무릎을 꿇려 대망의 천하장사 타이틀을 따내며 감격의 눈물을 모래판에 뿌렸다.
이태현은 "부상 때문에 큰 좌절을 겪었다. 씨름하면서 모래판에 눈물을 뿌리기는 처음"이라며 "천하장사대회서 재기하게 돼 기쁘고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팀동료들의 봐주기 기권으로 8강에 오른뒤 황규현(신창건설)을 가볍게 제친 이태현은 98, 99년 천하장사대회 결승서 패했던 김영현을 4강에서 만나 밭다리와 들배지기로 2-0 완승을 거두며 결승에 올랐다. 96, 97년 2연패에 이어 3번째 천하장사에 도전한 김경수는 준결승서 라이벌 신봉민(현대)을 따돌리며 결승에 올랐지만 아쉽게도 1품에 머물게 됐다. 올 시즌 하반기부터 밀어치기로 모래판을 장악한 김영현은 4위에 그쳤다.
안양=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천하장사 순위△천하장사 이태현(현대)△1품 김경수(LG투자증권) △2품 신봉민(현대) △3품 김영현(LG투자증권) △4품 염원준(LG투자증권) △5품 황규연(신창건설) △6품 김동욱(현대) △7품 정민혁(지한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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