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해태에서 LG로 이적한 홍현우(28)의 몸값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LG가 발표한 몸값 총액은 18억원. 사이닝보너스 10억원에 4년간 2억원씩의 연봉을 주기로 했다는 게 LG의 공식적인 발표이다.하지만 18억원을 곧이 곧대로 믿는 야구인을 별로 없다. 별도의 뒷거래가 있었을 것이라는 게 홍현우의 스카우트과정을 지켜봤던 한 구단관계자의 단언이다. 성적에 따른 보너스 형식으로 2억원의 웃돈을 지불하기로 한 것은 물론 향후 4년간 홍현우가 내야 할 세금을 모두 LG가 부담하기로 했다는 소문이다.
프로야구선수의 경우 통상 총소득의 10%정도를 세금으로 내야하기 때문에 2억원 정도를 추가로 지불하는 셈이다. 여기에다 홍현우의 아파트 전세구입자금(1억5,000만원)도 구단이 보조해주기로 했다는 게 정설이다.
LG가 해태에게 지불해야 할 이적에 따른 보상금(4억2,000만원)까지 포함할 경우 액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홍현우를 스카우트하는데 든 총액은 무려 27억7,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홍현우의 몸값이 폭등한 것은 삼성,SK,LG간의 스카우트싸움때문이었다. 맨처음 홍현우와 접촉한 팀은 삼성. 스카우트과정에 개입했던 한 관계자는 "삼성은 처음에 14억원을 제시했는데 홍현우의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고 밝혔다.
삼성의 움직임을 간파한 SK가 한발 늦게 가세하면서 홍현우의 몸값이 치솟기 시작했다. 14억원이었던 스카우트비용은 18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홍현우가 삼성쪽으로 기운듯하자 SK는 20억원을 베팅했다.
이때 홍현우는 삼성쪽에 SK의 제시액을 들먹이며 24억원을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전접촉설이 불거지자 삼성은 꼬리를 내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홍현우의 SK행이 가장 유력했다. 뒷전에 물러서 있던 LG가 홍현우의 스카우트전에 뛰어들며 상황은 급반전했다.
SK보다 훨씬 좋은 조건을 제시한 LG쪽으로 홍현우의 마음이 기울었다. 삼성의 김기태에 눈독 들이던 SK는 김기태가 삼성과 18억원에 재계약하자 6일밤 홍현우에게 28억원을 제시하는 도박을 감행했다. 하지만 이미 LG와 입단동의서를 작성한 홍현우는 요지부동이었다.
홍현우가 시행 2년째를 맞는 자유계약선수(FA)제의 최대수혜자가 됐지만 구단간 '돈 놓고 돈 먹기'식의 진흙탕싸움은 야구계 안팎으로부터 FA제의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정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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