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왕국을 구축하고 있는 롯데가 LG홈쇼핑에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했다.LG홈쇼핑 인수를 통해 유통거점을 안방으로까지 확대하겠다는 의지 표명이지만 당사자인 LG측은 아직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LG홈쇼핑에 대한 롯데의 구애작전이 어떤 결실을 맺을 수 있을 지 주목거리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동빈(辛東彬) 부회장은 최근 케이블 TV 홈쇼핑 사업 진출이 방송위원회의 사정으로 계속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 이에 대한 추진을 전면 재검토하면서 LG홈쇼핑에 대한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표명했다.
신 부회장은 올 초 인터넷 전자상거래 업체인 롯데닷컴과 10월말 설립된 무선인터넷 업체인 ㈜모비도비의 대표를 맡는 등 유통산업 다각화에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롯데 안흥석(安興錫) 전무는 "신 부회장이 홈쇼핑 사업이 인터넷 쇼핑몰 등 기존 사업과 연계할 경우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해 최근 LG측으로부터 정식으로 홈쇼핑 인수제의가 올 경우 이를 적극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전무는 "LG측으로부터 아직 까지는 정식으로 인수 제안을 받지는 못했다"며 롯데의 LG홈쇼핑 인수 추진이 초입단계임을 강조했다.
롯데의 LG홈쇼핑 인수가 현실화할 수 있을까. 관련업계에서는 지난해 CJ39쇼핑 인수작업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롯데 입장에서는 이번이 케이블TV 홈쇼핑시장 진출을 위한 마지막 기회인 만큼 보다 강도높게 LG홈쇼핑 인수작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치고 있다.
LG가 IMT-2000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정보통신 그룹화를 추진하면서 유통업으로부터 철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점 등도 롯데의 LG홈쇼핑 인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기존에 막강한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롯데가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다양한 제품구성을 갖고 있는 LG홈쇼핑을 사들일 경우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발휘하면서 LG홈쇼핑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일제당의 CJ39쇼핑 인수가격을 감안, LG홈쇼핑 인수 적정가격은 5,000억원 이상(6일 현재 시가총액 3,400억원+ 경영권 프리미엄)이 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LG측 입장은 냉랭하다. LG홈쇼핑은 지난 4일 주식시장에서 홈쇼핑 매각을 전면 부인하는 공시를 내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LG 구조조정본부 정상국(鄭相國) 상무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유휴사업 부문에 대해서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일부 사업을 철수할 계획"이라며 "편의ㆍ백화점 사업 등 일부 유통사업에 대해선 매각을 검토한 적이 있지만 LG홈쇼핑에 대해선 아직 매각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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