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설화나 민담을 소재로 섬세하고 화려한 그림을 작품에 담아온 일본작가 스메라기 나츠기의 걸작선 모음집이 나왔다. 1차분으로 출간된 작품은 '화정곡 1ㆍ2'와 '연경미인가'로, 각권이 단편 옴니버스의 성격을 띠고 있다.'화정곡 1-꽃의 속삭임'과 '화정곡 2-사랑의 샘'은 모란의 정령을 둘러싼 중국의 신비한 세계를 서정적으로 그려낸 스메라기의 초기 화제작이다.
1920년대 중국을 배경으로 경극에 얽힌 형제간의 갈등과 경극배우 양낙선의 이야기를 몽환적 분위기로 풀어낸 '연경미인가'는 경극에 대한 전문용어 설명까지 곁들여 단순히 즐기는 만화 이상의 재미를 준다.
스메라기 나츠키는 90년 '뱀공주 이야기'로 데뷔했으며 중국을 소재로 한 로맨틱 판타지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그의 그림은 선이 아름답고 미려하다.
이러한 선의 특징을 잘 살려 묘사한 캐릭터의 표정들은 마치 인물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정밀하면서도 풍부하다.
또한 고전을 배경으로 한 만화에서 가장 까다로운 부분 중 하나인 장신구나 의복의 표현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 '이조암행기'에서도 갓이나 한복 등의 묘사에서 독창적인 감각이 묻어난다.
이달중 '연경미인가2'와 '이조 암행기'가 추가로 선보이며 '산신령 이야기' '황토의 깃발'등도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 비앤씨. 각권 3,500원.
양은경기자
key@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