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그룹은 제일합섬을 모태로 출발, 1996년 5월 삼성그룹에서 분리됐다. 제일제당 한솔 신세계 보광 등과 함께 삼성의 위성그룹을 구성해 왔다.섬유업에서 출발한 새한그룹은 한때 재계 26위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97년 그룹 출범과 젊은 2세 경영인 이재관(李在寬)전 부회장의 경영권 장악 이후 멀티미디어 등 첨단산업으로 사업을 계속 확장하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외환 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필름과 화섬 분야의 공급 과잉으로 경영난에 봉착하게 된 것. 이에 따라 새한은 ㈜새한, 새한미디어, 새한텔레콤 등 12개 계열사 가운데 9개 계열사를 지분매각과 합병 등 방식으로 정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의 신뢰를 얻는데 실패했다.
새한은 결국 계속된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5월 채권단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 한차례 거부된 끝에 6월 가까스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고(故) 이병철(李秉喆)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남이자 새한그룹 설립자인 고(故) 이창희(李昌熙)씨의 장남인 이 전 부회장은 경영권을 포기했다.
새한의 몰락에는 원만치 못한 노사관계도 한몫했다. 새한 노조는 워크아웃 이전인 2월 세금포탈 혐의 등으로 이 전 부회장 등을 국세청에 고발하기도 했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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