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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3년 다시 경제살리자 / (下)기로에 선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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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3년 다시 경제살리자 / (下)기로에 선 '개혁'

입력
2000.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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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처리즘(Thacherism)이냐 포퓰리즘(Populism, 또는 페론이즘)이냐.흔들림없는 구조개혁으로 '영국병(病)'을 단기간내 치유시킨 대처수상의 경제정책. 그리고 정치논리에 경제를 종속시켜 경제위기가 주기적으로 재발하는 '남미병'을 초래한 페론(아르헨티나의 전 대통령)식 대중주의 경제정책. 한국경제는 지금 두가지 상반된 길의 기로에 서있다.

한 중견 경제학자는 "DJ노믹스에는 사실 대처리즘과 포퓰리즘의 요소가 모두 담겨져 있다. 초창기에는 대처리즘쪽에 기울어있었지만, 갈수록 포퓰리즘적 요소가 강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처수상이 취임했던 79년 영국은 '가망없는 나라'였다. 수많은 공기업과 비대해진 노조, 재정악화, 과잉행정규제로 비효율은 극에 달했고, 경제주체들은 정부해결만을 기다리는 심각한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었다.

집권당이었지만 그렇다고 안정다수당도 아니었던 보수당의 대처수상은 최우선적으로 공공ㆍ노동개혁에 착수했다. 최악의 경기상황이었음에도 불구, 사회복지지출 축소로 고강도 재정긴축을 추진했고, 경비절감과 규제완화를 위해 공무원을 대량감원했다.

영국석유(BP)를 비롯, 무려 20개에 달하는 공기업을 민영화했고, 비대해진 노조권한 축소를 위해 법을 4차례나 개정했다. 1년 넘게 지속된 광산노조의 파업에도 굴복하지 않았다. 한결같이 '인기'없는 정책이었지만, 결국 영국은 3년만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남미는 영국과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50년~70대 남미전역을 풍미했던 페론이즘은 민간기업의 공기업화, 노동자권한의 대폭적 확대등을 통한 '노(勞)-정(政)' 주도형 경제체제를 의미한다. 공공ㆍ노동부문을 축소한 영국과는 달리 남미는 공공ㆍ노동부문이 주도하는 경제였다.

80년대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감시하에 구조개혁은 시도됐지만, 뿌리깊은 대중영합적 전통은 번번히 개혁을 좌절시켰다. 재정건전화를 위해 위기직후엔 긴축기미도 보였지만, 몇 년후 선거만 되면 선심정책이 남발되면서 재정은 다시 파탄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실제로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등 3개국은 80년대이후 4차례나 대통령선거와 금융위기의 시기가 일치 또는 1년 격차를 두고 발생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금년말이면 우리나라의 금융ㆍ기업구조조정은 일단락된다. 남은 것은 공공ㆍ노사개혁이다. 욕을 먹고 인기를 잃더라도 영국식으로 개혁을 밀고 나가 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것인가, 아니면 중남미처럼 대중인기에 영합하고 이익집단에 끌려다니면서 공공ㆍ노동부문의 비효율을 방치, 결국 반복적 위기재발국가로 전락할 것인가. 그 선택이 정부앞에 기다리고 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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