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국방백서' 분석'2000국방백서'는 각 분야에서 남북화해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군사적 측면에서는 변화가 없다는 점을 대외에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장병의 정신교육에서 북한을 지칭하는 주적(主敵)이나 대적관을 삭제하는 등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고민의 흔적들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주적개념과 장병정신교육
국방백서는 "북한군이 우리 군의 주적"이라고 명시하면서 "상대방(북한)이 전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군사력 감축이나 배치 변경 등을 통해 입증되지 않는 한 대비태세 변경을 가져와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 이어 경의선 철도 및 도로 연결사업을 위한 군사 실무협력 등 우호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남북간에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이 선행되지 않는 한 주적개념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 노동당 및 그 추종세력, 정규군 및 준 군사부대가 현실적인 주적임을 인식토록 정신교육을 강화한다"고 못을 박았던 장병정신교육지침에서는 북한이란 명칭을 완전히 삭제했다.
대신 "안보정세와 남북관계가 어떻게 변화하든지 우리의 영해와 영공, 영해를 침범하는 어떠한 외부의 위협에 응징하는 것이 군의 기본임무"라며 보다 포괄적인 대적개념을 규정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정부 공식 문서로는 처음으로 '김정일'이라는 호칭을 '김정일국방위원장'으로 변경했으며 '벼랑끝 전술''유훈(遺訓)정치''통미봉남(通美封南)정책'이란 용어도 삭제했다.
▲북한의 대남전략 및 군사력 변화
북한의 전체 병력은 117만명으로 지난해와 차이가 없다.
하지만 야포 500문과 전투기 20대를 증강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 신규도입분인 미그21 전투기 40여대를 양강도 지역에 작전배치했다. 특히 지난해 9월초 창설된 미사일 1개 사단은 전시에 전방 군단급 이상 부대로 편성되는 대연합부대의 화력지원을 주임무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침투용 소형잠수함(정)을 추가 건조.배치하고 수중추진기(SBS-2)를 개발운영하고 침투훈련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등 대남침투 역량을 보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은 이와 더불어 1,2개의 초보적인 핵무기 생산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8개의 화학공장에서 생산한 유독 작용제를 6개의 시설에 분산ㆍ저장하고 있으며, 양이 2,500~5,000톤에 달하고 탄저균 등 생물무기의 배양ㆍ생산 능력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측 대응전략
우리 군도 이에 맞서 지상군 장비와 공군전력을 증강했다. 전차와 장갑차를 각 100여대씩, 야포와 헬기를 20대씩 늘렸다.
해군전력에서는 수상전투함 10척을 줄이는 대신 항공기 10대를 늘렸으며, 전투기 20대를 증강했다.
미증원군이 지난해에 비해 6만여명 증강된 것도 눈길을 끈다. 미증원군은 육군 사단, 최신예 전투기를 탑재한 항모전투단, 전투비행단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중동과 한반도에서 동시 전쟁발발시 북한이 전쟁 목적을 달성하기 이전에 저지ㆍ격퇴한다는 미측의 '윈- 윈전략'에 따른 것이다.
특히 일본 오키나와 및 미 본토의 해병기동군을 비롯해 각종 함정 160여척, F-18 전폭기 등 항공기 1,600여대도 함께 투입된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