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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www.세상읽기 / 너무 쇼핑만 하지 말고

입력
2000.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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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사 중 한 분이 사모님을 흉보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여자들은 쇼핑을 참 좋아해. 우리 집사람 전공은 백화점 가기라니까. "통계조사 결과를 보면 많은 여자들이 쇼핑을 좋아한다는 그 은사의 지적은 맞다. 우리 국민들이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가 알아보기 위해 통계청이 지난 99년 조사하여 1일 발표한 결과는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하루 중 더 많은 시간을 쇼핑에 소비함을 보여준다.

쇼핑을 가장 많이 하는 집단은 30대 여성들임도 알린다. 30대 여성들은 절반 이상이 매일 물건을 산다고 한다. 대부분 기혼이고 아직 자녀들이 어릴 것이니 필요한 잔 물품도 많을 터.

매일 쇼핑하기가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간쓰기도 비효율적으로 보이고 일부는 약간의 쇼핑 중독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여자들이 쇼핑을 좋아하는 사정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쇼핑을 충동적으로 하거나 지나치게 자주 하는 쇼핑 중독자가 미국에는 전국민의 8% 가량 되는데 이 중 90%가 여성이라고 한 사이트(motherjones.com/news_wire/shopaholic.html)는 밝힌다.

물론 쇼핑을 자주 하는 여성들이라고 하여 다 쇼핑을 좋아해서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가족을 위한 물품구입은 으레 여성들의 몫으로 배정되는 사회문화가 있지 않은가.

12월이 되면서 오프라인에나 온라인에나 연말 경기를 노린 광고들이 많아졌다. 각국의 언론 사이트들도 크리스마스 경기를 겨냥한 배너 광고로 초기화면들이 정신없게 번쩍거린다.

뉴욕타임스의 연휴섹션(nytimes.com/pages/holidays)이 말하듯 '지금은 쇼핑할 시간'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한 해 마무리니, 쇼핑을 하게 되어 있기는 하다.

재미있는 것은 검색엔진을 찾아보면 쇼핑 중독증을 경계하는 사이트들도 늘었다는 점이다.

'쇼핑 중독증은 풍요에서 잉태된, 숨어있는 유행병'이라는 사회적 진단, '광고주들은 쇼핑이 우리가 살아갈 이유인 것처럼 생각하도록 만든다'는 심리적 충고 등이 있다.

한 상업사이트(destinationshop.com/features/shopaholic.htm)는 광고와 더불어 20개의 질문을 제시, 우리 스스로가 중독자인가 검사하도록 퀴즈를 내는 익살도 부린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질문에 '예'하고 응답하는 사람은 위험하단다.

"갑자기 2시간이 생기면 쇼핑하러 간다 / 내게 꼭 맞는 완벽한 물건이 있다고 믿는다 / 백화점 직원들과 아는 사이가 됐다 / 좋아하지는 않지만 값이 싸면 산다."

그런데 쇼핑에 흥미 없어 하는 여성들도 있다. 그런 여성들은 이 비즈니스만 강조되는 경향이 짙은 인터넷에 환멸을 느낀다. 정부나 언론단체가 여성들을 대상으로 인터넷대회를 열고 홈페이지 갖기 등을 펼치는 큰 이유가 여성들을 움직여 이 비즈니스를 일으키려는 데 있음을 알고 언짢아 하는 이들이다.

인터넷의 가장 눈부신 장점은 지식 공유인데 어느 사이 비즈니스만이 득세 중이다. 이상하게 우리나라 사이트들이 그 점이 더 심한 듯하다.

돈벌이와 전혀 무관하게, 인문과학이나 논리학이나 과학 지식을 제공하여 재미있게 보거나 학구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인들이 만든 skeptics.com, thinks.com, scientium.com 같은 사이트들이 우리에게는 없다.

우리의 몇 지식 사이트와 달리 회원등록조차 요구하지 않고 700여 부문에 대한 지식을 안내하던 about.com 이 최근 약7억 달러에 매각된 뉴스는 돈벌이에 매달리지 않아 오히려 돈벌이에 성공한 지식 사이트의 사례를 보여준다.

박금자편집위원

par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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