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陳씨 '로비의혹' 입 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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陳씨 '로비의혹' 입 열까

입력
2000.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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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I코리아 대표 진승현(陳承鉉ㆍ27)씨가 3개월여의 도피 끝에 1일 검찰에 자진출두함에 따라 일련의 사건과 관련된 의혹이 풀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진씨를 둘러싼 의혹 중 핵심은 정ㆍ관계 로비여부. 금융권에서는 진씨의 사업확장 과정에 로비가 개입됐을 여러 개연성이 제기되고 있다.우선 금감원 로비의혹은 열린금고, 한스종금의 인수ㆍ운영과정에서 두드러진다. 금감원은 열린금고로부터 3차례 1,015억원이 대출됐는데도 대주주인 진씨를 한번도 형사고발하지 않았다. 또 검찰이 4월 한스종금(구 아세아종금) 퇴출저지와 증권사 전환을 위해 6,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한 김영재(金暎宰ㆍ구속) 부원장보 외에 추가 로비 대상자가 드러날 지 주목된다.

정치권 로비의혹은 사업확장과 구명운동이라는 이중 구조를 가지고 있다. 20대의 젊은이가 2년 남짓한 기간에 9개 계열사를 거느린 '벤처 총수'로 부상하게 된 배경에 정치권의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인 것 아니냐는 게 1차적인 의혹이다.

진씨가 금감원 및 검찰조사에 대비, 구명운동을 벌였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 같은 의혹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 사실.

진씨는 3,000만달러 외자유치 포기 등으로 금감원 조사가 진행되던 7월 국정원 간부 출신 인사를 회장으로 영입했고, 도피 기간중 국정원 고위 간부가 검찰에 진씨의 구명 가능 여부를 문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친분있는 인사들의 명단을 들고다니며 법률 검토를 부탁했다는 얘기 등도 나돌고 있다.

로비설의 진위는 진씨 진술이나 돈의 흐름을 통해 가려져야 하지만 전자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재기를 꿈꾸는 진씨가 형량 면에서나 향후 사업 추진 면에서 로비를 인정할 경우 유리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진씨는 도피기간 내내 정치인 친분설과 로비설을 강력 부인했으며 검찰도 수사과정에서 정치권 인사의 개입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진씨 출두후 검찰 수사는 금융비리 사건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스종금 10달러 인수 경위, 스위스 프리밧방크 컨소시엄(SPBC)의 실존 여부, 전 한스종금 사장 신인철(申仁澈ㆍ구속)씨가 진씨로부터 받았다는 23억원의 성격, 리젠트 증권 주가조작 사건의 주체, 열린금고 불법대출 경위 등이 사건의 전모를 관통하는 핵심 고리이다.

검찰은 3개월간의 수사로 진씨 혐의사실 입증을 끝낸 상태이다. 그러나 국민적 의혹사항인 정ㆍ관계 로비 여부에 대해 검찰이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않을 경우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진승현씨 일문일답

열린금고 불법대출 사건 등으로 검찰의 수배를 받아오다 1일 오후 3시 5분께 서울지검에 자진 출두한 MCI코리아 대표 진승현(27)씨는 3개월의 도피생활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으나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회색 정장 차림에 황색 서류가방을 들고 로비에 들어선 진씨는 기자들에게 "열린금고 대출금 상환을 위해 자진출두를 미뤘을 뿐 도피한 것이 아니다"라며 "신인철(59) 한스종금 사장은 물론, 누구를 통해서도 정.관계 로비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도피생활을 했나.

"도피가 아니라 열린금고 대출금 상환을 위해 자진출두를 미룬 것이다.

-신인철 전 한스종금 사장에게 로비 사례금으로 23억원을 건넸다고 하는데.

"신씨를 통해 정.관계 로비를 한 적이 없다. 23억원도 로비 사례금으로 내가 건넨 것이 아니라 신 전 사장이 아세아종금 주식 처분 과정에서 차액을 횔령한 것이다. 그와의 대화를 기록환 녹취등 자료가 있어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

-다른 경로를 통해 정.관계 로비를 한 적은 없나.

"전혀 없다"

-정.관계 로비 의혹을 제기한 한나라당 임진출 의원을 만났다는 말이 있는데.

"만난 적 없다."

-리젠트종금 주가조작 혐의가 있는데.

"i리젠트그룹 짐 멜론 회장이 주가조작을 주도한 것이다."

-스위스 프리밧방크컨소시엄(SPBC)은 실존회사인가.

"그렇다. 입증할 수 있는 증명자료를 가지고 왔다."

-열린금고 대출금은 갚을 수 있는가.

"갚을 수 있다. 현재 보유중인 1,440억원 상당의 KOL주식을 처분하면 리젠트종금 대출금 담보용으로 잡힌 880억원어치를 제하고도 560억원이 남는다."

-국정원 김모 차장이나 MCI코리아 김모 전 대표를 아는가.

"김 차장은 전혀 모르고 김 전대표는 아버지 고향 친구분인데다 우리 회사에 재직하셨던 분이라서 알고 잇따."

-김 차장 딸과의 혼담을 알고 있었나.

"언론에 게재된 뒤 김 전 대표로부터 들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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