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애호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계절이 돌아왔다. '겨울 스포츠의 꽃'으로 불리는 스키는 에너지 활용도가 높은 운동이다. 15분 이상 스키를 타고 내려오면 맥박이 빨라지고 허벅지와 엉덩이의 근육, 복근 등을 강화하는 효과가 뛰어나다.정신건강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탁 트인 설경을 바라보며 슬로프를 지쳐 내려오는 기분은 호쾌하기 그지 없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하강하기 때문에 부딪히거나 넘어져 큰 부상을 입을 위험도 상당히 높다.
가장 흔한 부상은 낙상, 충돌 등에 의한 관절 손상. 겨울에는 관절이 굳어 있어 작은 충돌에도 부상을 입기 쉽다. 스웨덴의 통계에 따르면 스키인구 1,000명 당 3~7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며, 특히 1년 이내 초보자가 32~35%로 가장 많았다.
아직 정확한 국내 통계는 없지만 외국에 비해 슬로프가 좁고 스키어들이 밀집해 있어 스웨덴보다 부상자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해 대한스포츠과학회지에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스키로 인한 부상 부위는 팔 20%, 다리 72%, 복부 3.6%, 머리 3.1% 등이었다.
다리 부상을 세분하면 무릎 46%, 정강이 등 하퇴부 30%, 발과 발목 16%, 대퇴부 8%로 나타났다.
손상 형태를 보면 관절을 삐는 염좌가 41%, 골절 33%, 피부의 열상과 찰과상 11%, 타박상 5%, 관절 탈구 3%, 기타 7%였다.
가장 많은 무릎 부상의 경우 하체는 고정한 채 상체만 돌아간 상태에서 넘어져 관절의 연골이나 인대가 손상된 경우가 일반적이다. 무릎이 손상되면 만성적인 무릎관절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반드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어느 스포츠나 부상의 위험은 있지만, 스키는 특히 장비에 의한 손상이 많은 편이다. 예를 들어 넘어질 때 바인딩(부츠와 스키를 연결하는 장치)이 분리되지 않은 경우엔 부상을 입을 확률이 2배 이상 높아진다.
바인딩이 풀리지 않으면 심한 충격이 그대로 무릎관절에 전달되기 때문에 초보자는 바인딩을 약하게 고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엄지손가락 부상은 스키 폴과 깊은 관련이 있다. 넘어지면서 양 쪽 폴을 모두 쥐고 있는 사람은 부상 가능성이 71%나 됐다. 폴과 지면의 충돌에 의한 충격이 손목관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넘어질 때는 자연스럽게 폴을 놓아야 한다.
스키 부상은 시간대에 따라 뚜렷한 특징을 나타낸다. 우선 주말에 평일보다 3배 이상 부상자가 많다. 주중에는 경력자가 많은 반면 주말엔 아마추어 스키어가 많이 몰려 충돌사고의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시간대별로는 오후 3시께 부상사고가 가장 잦다.
피로도가 가장 높은 시간대인데다 기온 상승으로 눈이 녹아 스키의 회전력이 감소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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