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시론] 구조조정 잘해야 실업문제 푼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시론] 구조조정 잘해야 실업문제 푼다

입력
2000.12.01 00:00
0 0

구조조정이 난항을 겪으면서 경제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금융불안과 노사분규는 내년도 우리경제의 부담요인으로 대두되고 있으나 현실은 아직도 금융ㆍ기업ㆍ공공ㆍ정부 등 모든 부문에서 구조조정이 미흡하다.그나마 그동안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아온 재벌기업만이 비교적 구조조정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는 한국경제가 또 한 차례의 위기를 피할 수 없으리라는 사실에는 모두 동의하고 있으나 '내 직장'은 안된다는 님비(Nimby)현상이 문제다. 이것이 최근 노동계의 '동투(冬鬪)'로 집약되고 있다.

그동안 행정부는 기획예산처 산업자원부 등을 중심으로 공공부문 구조조정안을 전문 컨설팅기관에 의뢰했고, 노조도 전문가들에 의뢰하여 구조조정과 민영화에 반대하는 논리로 무장하고 있다.

기획예산처 중심의 행정부가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의뢰한 기간이 짧고, 컨설팅기관에 따라 구조조정 수위의 편차가 크며, 그 당시와 현재의 상황이 다르며, 국부유출이나 기업의 공공성 등을 도외시한 점 등을 지적하는 노조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이 때문에 노조는 '노조가 실질적으로 참여하여' 구조조정 방안을 재검토해야 절차상으로도 옳고 구조조정도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문제는 구조조정의 목적을 개별 사업장에 맞게 다시 검토한다 하더라도 찬성과 반대의 논리가 평행선을 그을 확률이 높아 현실적으로 원만한 합의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또 구조조정이 독점적 공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수순이라는 것에 동의한다면 정부안을 수정렉맙逑求~ 선에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이 때 발생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에 노조가 동의하는 것이 차선책일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두어 경영효율화 방안을 마련하고 이에 근거하여 공기업의 고질적인 병폐인 과다인력 보유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감원을 추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되는 감원은 선택이 아닌, 인수렷擥~ 또는 매각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요구되는 필연적 방안이라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실직의 고통은 매우 크다.

그러나 인원감축을 자연퇴직에 의존하고 신규채용을 하지 않는 등 안일한 방안에 의존하면 조직의 효율성이 와해된다. 나아가 노조가 조합비를 내는 정규사원만 보호할 경우 '저주받은 세대'라고 자조하는, IMF이후 신규 노동시장 진입자와의 고통분담 차원에서 또 다른 사회문제가 제기될 것이다.

구조조정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업문제를 푸는 정도는 편법이 아닌 정상적인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다.

즉 금융ㆍ공공ㆍ정부부문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추진되면 기업의 경영여건이 개선되고 민간부문의 경쟁력이 시차를 두고 강화되는 시너지효과가 발생한다.

따라서 국내기업의 경쟁력강화와 외국자본의 국내유입으로 고용이 창출되고 환란의 위험성이 줄어든다. 역으로 보면 구조조정이 작동되지 않을 경우 경제위기의 확률은 더 높아짐을 시사한다.

그런데 행정부는 구조조정과 실업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정책추진의 적기를 놓쳤으며 그 결과 이제는 대통령의 결단마저 노동계의 저항에 부딪히게 될 한계상황에 이르렀다고 보인다.

이제 남은 방안은 한가지 밖에 없는 것 같다. 국민이 구성한 국회가 나서는 것이다. 여야가 우리경제의 앞날을 위해 실업문제를 회피하거나 당리당략 수단으로 여기지 말고 노동계와의 대화를 통해 '정직한 이해'를 구해야 한다.

국회가 여야를 떠나 전면에 나서 최선의 노력을 하고, 노동계도 대화에 응해 중장기적으로 근로자 국민 국가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 윈윈전략의 모색에 성실히 임할 것을 당부한다.

김재원ㆍ한양대 경제학과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