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두라흐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조달청 공금 횡령사건에 연루됐다는 증언이 전직 경찰청장으로부터 제기돼 대통령 부패의혹을 조사중인 국회의 탄핵요구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루스디하르조 전 경찰청장은 28일 '와히드 부패의혹 진상조사 국회 특별위원회'에 참고인으로 출석, 와히드가 지난 1월 발생한 조달청 공금 350억루피아(44억원) 횡령사건에 연루됐다고 증언했다고 바츠티아르 참샤 특위 위원장이 밝혔다.
루스디하르조는 경찰청장 재임시 '블록게이트'로 불리는 조달청 공금 횡령사건 수사를 지휘하다가 지난 9월 13일 발생한 자카르타 증권거래소 폭파사건의 배후인물로 지목된 수하르토 막내아들 후토모 만달라 푸트라(일명 토미)를 검거하는데 실패했다는 이유로 해임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특위 위원은 "와히드 대통령이 전체 횡령자금중 50억루피아를 친분이 두터운 여성 사업가 시티 파리카 소유의 업체에 전달했다는 증언을 루스디하르조로부터 확보했다"고 전했다.
루스디하르조는 또 "수사를 진행할 당시 와히드 대통령으로부터 자신이 관여된 것인 만큼 조사에 신중을 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 수사과정에서 사실상 외압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블록게이트는 와히드의 전속 안마사 출신인 수원도가 지난 1월 사푸안 조달청차장(구속중)에게 접근, 대통령의 아체지역 구호사업에 필요하다며 복지기금 350억루피아를 받아 착복한 사건이다.
한편 자카르타 남부지방법원은 28일 사푸안 전 조달청 차장에 대한 공판에서 와히드 대통령의 증언 없이는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며 법정에 출석시킬 것을 검찰에 지시했다./자카르타=연합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