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득 종합과세 실시를 앞두고 연말까지 한시 판매되는 '신 표지어음'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자소득세를 가입시점에 미리 내기 때문에 연말까지 가입하기만 하면 내년도 종합과세의 적용을 받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신 표지어음
표지어음은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발행한 기업어음, 무역어음 등을 근거로 금융기관이 별도로 발행해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어음을 말한다.
기업들이 발행하는 어음은 발행 기업의 자금사정에 따라 금액도 다양하고 만기일도 다양해 자금회수에 불편이 따르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의 편의를 위해 발행되는 것이다.
이 같은 기존의 표지어음은 세금을 만기에 원천 징수하지만 가입 때 미리 이자소득세(현행 22%)를 내도록 변형한 것이 신 표지어음이다. 올해까지는 종합과세가 시행되지 않기 때문에 미리 낮은 세금만 내고 내년에 종합과세를 적용받지 않도록 한 것이다.
정기예금 등 기존의 분리과세 상품들은 5년 동안 장기로 예치해야 하고 이자소득에 대해 33%의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데 반해 이 상품은 1년 이하의 짧은 기간만 맡겨도 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다.
가입기간이 30일~1년으로 금리도 연 7% 가량으로 비교적 높아 고액 자산가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가입대상은 개인과 개인사업자로 통상 최저 가입금액이 5,000만원이다. 단 중도해지 및 양수도가 불가능하다는 점은 기억해둬야 한다.
▲상품 종류
시중은행 중에서 신 표지어음을 가장 먼저 판매한 곳은 하나은행. 이달 10일부터 판매한 이후 20일도 채 안되는 기간동안 무려 3,462억원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27일부터 1,000억원 한도로 신 표지어음 판매에 들어갔으나 불과 이틀만에 목표액을 돌파, 판매액을 2,000억~2,5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제일은행은 '퍼스트 표지어음'이라는 이름으로 29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제일은행은 180일 이상, 1억원 이상 가입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50명을 추첨해 금강산 무료 여행권을 제공한다. 이밖에 조흥은행도 27일부터 신 표지어음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종합금융사와 상호신용금고 등 제2 금융권에서도 가입 때 미리 세금을 내는 표지어음 상품이 이미 판매중이다. 하지만 최근 잇단 금융사고로 제2금융권 고객이 은행권으로 급속히 이탈하면서 고객 호응도는 떨어지고 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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