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당선선언 정면 부정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측이 배수진을 치고 법정투쟁을 시작했다. 12월 1일로 예정된 연방 대법원의 플로리다 주 대법원 판결에 관한 심리를 전후해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재판에서 고어 후보측은 뒤집기를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27일까지 미국 대선과 관련된 소송이 제기되거나 심리가 진행 중인 사건은 10여건. 하나 하나가 고어 후보나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의 목줄을 쥐고 있을 만큼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고어 후보측이 27일 리언 카운티 순회법원에 제기한 플로리다주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개표결과 이의소송은 부시 후보의 당선선언을 정면으로 부정하면서 연방 대법원 판결 후에도 법정대결을 벌이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였다.
원고가 투표결과 잘못을 입증해야 하는 이의제기 소송은 증인채택과 반대신문 등 정식재판과 같은 절차로 진행되며 고등법원-대법원에 상소할 수 있다.
고어 후보측이 문제삼고 있는 것은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의 수작업 재검표 중단, 팜 비치 카운티의 수검표 결과 집계 불포함과 딤플표 불인정, 나소 카운티의 재검표결과 취소 등 3가지. 고어측은 "지금까지 진행된 수작업 재검표결과만 갖고서도 사실상 9표 차이로 역전했다"며 법원에 자신을 플로리다의 승리자로 선언해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고어측은 마이애미-데이드에서 얻은 157표와 팜 비치에서 추가한 215표가 배제됨으로써 모두 372표를 잃은 반면 부시는 무효 처리돼야 하는 해외 부재자투표에서 174표를 보탰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플로리다주가 인증한 최종 득표차인 537표인데 고어에 372표를 더하고 부시에서 174표를 빼면 고어가 9표차로 승리했다는 계산이다. 또 나소 카운티 선관위가 기계작업 재검표 과정에서 200표가 누락됐다는 이유로 고어 후보의 추가표를 인정하지 않고 부시가 51표차로 이긴 지난 첫 개표결과를 주 선관위에 보고한 것도 표를 도둑맞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4시 주도인 탤러해시에서 리언 카운티 순회재판부의 샌더스 사울스(59)판사 주재로 열린 청문회에서 고어측 변호인들은 이 같은 주장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사울스 판사는 고어측에게는 늦어도 29일까지 증거물과 증언자 목록을 제출하도록 했고 부시 후보와 캐서린 해리스 주 국무장관, 3개 카운티 선관위원들에게는 고어측 자료를 받은 지 이틀 내에 응답을 하도록 요구했다. 사울스 판사는 1989년 당시 공화당 출신의 주지사였던 밥 마르티네스가 임명했다. 순회재판부는 컴퓨터로 무작위 추첨을 통해 사울스 판사에게 사건을 배당했다.
이밖에도 민주당측이 세미놀 카운티에서 선거국 감독관과 공화당측이 무효 처리해야할 해외부재자투표 4,700장에 유권자의 신분증 번호를 적어넣어 유효표로 처리했다며 제기한 소송은 리언 카운티 순회법원으로 이관, 조만간 심리가 열린다.
팜 비치 카운티의 나비형 투표용지 관련한 재투표소송은 주 대법원으로 이관됐다. 한편 부시측이 플로리다주 4개 카운티에서 진행된 수작업 재검표가 평등권에 위배된다며 애틀랜타 제 11 연방 순회 고등법원에 제기한 항소 심리는 12월 5일로 연기됐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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