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금고등 잇단 영업정지… 서민들 돈 못찾아 발동동'진승현 불법대출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금융기관에서 대규모 인출사태가 발생하는 등 파문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열린상호신용금고가 영업정지된 데 이어 대구상호신용금고가 28일 영업정지로 예금인출이 중단됐으며 리젠트종금에서도 대규모 인출사태가 발생, 지원은행에 긴급수혈을 요청했다. 금고의 잇단 영업정지 등 제2금융권 불안으로 서민 예금자의 피해는 더욱 커지고 있다.
대구금고의 영업정지 조치로 당장 4,000~5,000명의 예금자들이 최소 5개월 이상 예금을 찾지 못하게 됐다. 대구금고는 MCI코리아가 28%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경일건설이 최대주주(58%)로 열린금고 사건이 불거진 이후 최근 3일동안만 60억원이 빠져나가 평소 700억원을 웃돌던 수신액은 27일 현재 63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대구금고 관계자는 "MCI코리아는 간접으로 연결됐으며 출자자 대출 등 불법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설명해도 예금인출이 지속돼 사실상 지급불능 상태에 빠져 영업정지를 건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구금고의 경우, 공개매각 절차가 끝나기 전까지는 634억원의 예금이 묶이게 된다.
정리절차 이후에도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리금 합계 2,000만원까지만 정상지급되며 2,000만원 이상에 대해서는 원금만 보장된다. 이에 따라 금고의 주요 고객인 대구 내당동 주민과 인근 서남시장 상인 등 서민들의 피해가 줄을 잇게 됐다.
영업정지 조치가 알려진 이날 금고에는 50여명의 예금자들이 몰려와 강력히 항의했으며 일부 피해자들은 금고의 2대주주(15%지분)인 대구은행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금고관계자는 "1년만기 때마다 복리로 10%이상의 이자를 지급받기로 한 고객들의 항의가 특히 거셌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수신고 1,340억원의 열린금고가 MCI코리아 불법대출 건으로 영업정지돼 이번 사건 여파로 약 2,000억원의 서민 예금이 묶인 셈이다.
당시에도 금고 고객인 밀리오레 상인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지급불능 또는 불법대출 등의 사유로 영업정지된 금고는 모두 15개로 1조 4,000억원의 예금이 묶여 있는 상태다. 금감원은 연말까지 벤처관련 금고에 대해 집중조사를 벌일 방침이어서 금고불안에 따른 서민예금자의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편 진승현씨가 불법대출을 받은 리젠트종금에서도 예금인출 사태가 빚어져 연3일째 1,500억원 이상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종금사의 단기유동성 해소를 지원하기 위해 리젠트와 연결된 한미은행에서 1,500억원의 긴급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또 이번 사건과 직접적 관계는 없지만 리젠트금융그룹의 자회사인 리젠트화재도 종금과 지주사인 KOL로부터 수백억원을 차입하는 등 지급여력 확충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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