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이 가장 많은 선수요? 레나죠."국내 프로게이머들에게 팬이 가장 많은 선수를 들라면 모두들 '레나'를 꼽는다. 레나는 여성 프로게이머인 이지혜(21)선수의 인터넷 이용자번호(ID). 게임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사용하기 때문에 이름보다 더 유명하다. 최근 생긴 팬클럽 회원이 800명을 넘어설 정도다.
이씨의 팬들이 모이는 '아지트'는 네티즌들답게 사이버공간이다. 다음카페 한 켠에 개설한 '클럽레나'(www.clublena.x-y.net)가 레나의 팬들이 모이는 장소다.
여기 말고도 사이버공간에 두 군데의 아지트가 더 있다. 하나는 이씨의 개인홈페이지인 'www.lenalee.com'. 그는 프로게이머를 하기 전에 웹마스터로 활동한 적이 있어서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고 관리한다. 방문객은 하루 600명 정도로 모두 제2의 레나를 꿈꾸는 프로게이머 지망생들이다.
또 다른 아지트는 라이코스에 개설한 '라이코스레나클럽'으로 골수팬들만 드나들 수 있는 비밀방이다. 그래서 인터넷 주소도 공개하지 않는다. 그는 "좀 더 진지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씨의 인기비결은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친근함이다. "프로게이머 가운데 60% 이상은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해요. 오로지 게임만 할 줄 압니다."컴퓨터와 인터넷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인터넷과 게임, 컴퓨터에 대한 팬들의 궁금증을 전자우편이나 게시판을 통해 속시원하게 해결해 준다.
"요즘은 인천방송에서 게임자키로 활동하고 게임해설자, 개발중인 게임의 베타테스터 역할까지 하다보니 팬들을 일일이 챙기지 못해 안타깝습니다."그래서 연말쯤 팬들과 직접 만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순천향대 독문과 1학년에 재학중인 그는 장래를 위해 컴퓨터관련학과로 옮겨 공부를 하고 싶어한다. "게임만 해서는 결과가 비참하더라구요. 경영난에 시달린 구단측에서 팀을 해체하는 바람에 게임방에서 아르바이트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프로게이머들도 있어요."
그런 길을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공부를 해서 게임자키나 해설가 등 전문가로 거듭 나는 게 그의 목표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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