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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사막…인천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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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사막…인천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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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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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에 사는 주부 김모(42)씨는 한달에 2번 정도 연극을 관람하기 위해 서울 동숭동 대학로로 '원정'을 가곤 한다.인천지역에서 열리는 연극공연은 연간 3∼4차례에 불과하고, 그나마 유명극단의 공연은 관람료가 턱없이 비싸기 때문이다.

김씨는 "부평에서 대학로까지 지하철로 가면 왕복 3시간 걸린다"며 "언제까지 연극 1편을 볼 수 있는 시간을 길거리에서 허비해야 하는 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인천지역이 '문화예술의 불모지'로 전락하고 있다. 인천지역 인구는 250만명으로 전국 대도시중 인구 규모에서 서울, 부산에 이어 3번째.

그러나 공연장이나 극장, 전시관 등 각종 문화공간 시설은 전국 최하위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구증가는 전국 최고, 문화시설은 최하위

1990년 186만명이던 인천지역 인구는 신규 택지개발과 서울외곽순환도로 등 각종 도로망이 뚫리면서 98년 240만명을 넘어섰고, 작년말에는 대구를 추월해 현재 250만명으로 전국 3대도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전국 6대도시중 공연장 시설과 영화관, 박물관, 미술관 등은 인구대비 '꼴찌'인 상황이다. 특히 공연이나 전시 등을 할 수 있는 종합문화관은 단 한 곳(남동구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문화ㆍ예술단체들이 종합문화관을 이용하려면 최소 6개월 전에 대관신청을 해야하는 실정이며, 공연기획사들은 문화공간 부족을 이유로 지역 공연을 아예 꺼리고 있다.

▼예산 부족과 문화의식 부재가 주원인

이같은 문화시설의 열악함은 행정지원 부족과 문화예술에 대한 무관심이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천시의 올해 문화관광예산은 2,400여억원으로 인구 규모로 볼 때 서울시(8,000여억원)와 엇비슷하지만, 이중 관광을 제외한 순수예술 관련 예산은 3분의 1이 채 않된다.

서울과 부산 등 대부분 지자체들은 또 이미 수년전부터 문화재단을 설립, 체계적인 문화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나 인천시는 2002년 이후에나 문화재단 설립을 추진중이다.

게다가 인천시는 98년 조직개편 과정에서 문화관광국을 없애려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강하게 반발, 전면 백지화하기도 했다.

인천 문화단체인 해반문화사랑회 백영임(白英任ㆍ37) 간사는 "지역문화 활성화는 내고장에 대한 애정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부족한 문화공간을 확충하기 위한 예산확대 등 체계적인 계획수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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