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금감원, 陳씨 자금추적MCI코리아 대표 진승현(陳承鉉)씨 금융비리 사건 수사의 성패는 2,325억원에 달하는 불법ㆍ부당대출금 및 이 과정에서 조성된 비자금의 사용처 규명에 달려있다. 검찰과 금감원은 3개월간의 조사를 통해 개략적인 비자금의 행방을 밝혀냈으나 진씨의 복잡한 자금운영 탓에 대출금의 세부적인 용도를 밝히는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검찰 수사로 드러난 자금흐름
검찰은 한스종금 사장 신인철(申仁澈ㆍ구속)씨 등 진씨 주변 인사들이 조성한 비자금 규모를 44억5,000여만원으로 파악하고 있다.
신씨는 아세아종금 감사시절, 사장인 민병태(구속)씨와 공모해 171억5,000만원에 매집한 아세아종금의 주식 620만주를 204억원에 진씨에게 넘겨 차액으로 32억5,000만원을 남겼다.
차액 중 5억원은 진씨를 소개한 전 열린 금고 사장에게 소개비조로 건네졌고 3억원은 주식매각대금을 아세아종금에 차명계좌로 넣을 때 필요한 계좌대여비용, 일명 파킹비로 쓰여졌다.
이들은 또 거래처로부터 받은 리베이트 등으로 12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검찰은 이 돈 가운데 상당액이 김영재(金暎宰ㆍ구속) 부원장보 등 금감원 직원들에 대한 로비에 사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 조사로 밝혀진 자금흐름
진씨가 각종 금융기관으로부터 불법ㆍ부당대출받은 금액은 모두 2,325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열린금고로부터는 3차례에 걸쳐 1,015억원을 불법대출 받았다. 진씨는 이중 지난해 4월과 9월 대출금 638억 전액과 올 4~11월 대출금 중 일부인 99억원에 대해서는 금감원의 금고 검사 착수이후 상환했다.
진씨는 인수작업을 중개했던 한스종금으로부터도 650억원을 부당대출받았는데 이중 300억원은 아직 회수되지 않고 있다.
진씨는 또 전략적 제휴를 맺었던 리젠트종금과 증권에서도 각각 주식담보대출과 콜자금거래로 600억원과 280억원을 대출받았으나 리젠트증권에 대한 140억원은 미회수상태다. 결국 진씨는 이들 4개 금융기관에게 모두 718억원을 갚아야하는 상황이다.
금감원은 진씨가 대출금의 대부분을 9개 계열사의 설립ㆍ운영자금 등 사업용도에 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진씨가 아버지에게 130억원 상당의 시외버스터미널을 사주고 고급 빌라와 외제 승용차 구입에 수십억원을 쓴 흔적이 나오는 등 개인적 소비에도 거액을 뿌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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