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인문대(학장 한영우 국사학과 교수)가 자체 마련한 졸업요건인 외국어시험에 불합격한 내년 2월 졸업예정자 11명의 졸업을 불허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대학원 진학과 학사장교 합격 등이 취소될 상황에 놓인 해당 학생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인문대는 1995년 입학생부터 학생들의 외국어능력 향상을 목표로 영어, 프랑스어 등 7개 외국어 가운데 2개 과목 시험에서 60점 이상을 취득하거나 관련 3개 교과목에서 C- (4.3만점중 1.7) 이상을 받아야 졸업논문 제출자격을 부여했다.
하지만 문제를 쉽게 출제하거나 재시험을 보게 함으로써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자 인문대는 올해 2월 재시험제도를 없앴다. 이에 따라 11명은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내년 시험 때까지 '수료' 상태로 남아 있게 됐다.
인문대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졸업조건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알렸을 뿐만 아니라 1,2학기에 두차례 시험을 치르는 등 기회를 줬기 때문에 규정대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해 별도의 구제조치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졸업을 못하게 된 국사학과의 한 학생은 "학생들을 골탕먹일 생각이 아니라면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는 다른 대학처럼 방학 때 대체과목이라도 개설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양정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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