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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쑤시개 베팅족'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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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쑤시개 베팅족' 등장

입력
2000.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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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카지노' 진풍경 속출26일 새벽 강원 정선군 고한읍 폐광촌 '스몰카지노' 일반객장.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캐주얼 차림의 남자 '갬블러'가 5대의 슬롯머신을 독차지한 채 뛰어다니며 5대의 버튼을 연신 눌러댄다.

'슬롯머신 마라톤'을 계속하길 30여분. 이 갬블러는 돈을 모두 잃자 어디선가 만원짜리 돈뭉치를 다시 가져와 5대 슬롯머신 앞에 수북이 쌓아놓고 베팅마라톤을 다시 시작한다.

같은 객장내 테이블게임장. 테이블게임은 7~8명이 정원이지만 수십명이 한꺼번에 몰려 갬블러들이 3~4겹씩 테이블을 감싸고 있다. 키가 작은 60대 여성 갬블러는 앞줄을 차지하는 데 실패하자 발을 바짝 들고 앞줄 갬블러들의 어깨 너머로 돈을 거는 모습이 목격됐다.

'스몰카지노'에는 하룻밤에 수억원을 도박에 거는 황금족 뿐 아니라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도박에 탐닉하는 '이색 갬블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쑤시개 갬블러'도 그 중 하나. 밤새 게임을 즐기는 일부 갬블러들은 슬롯머신 버튼을 일일이 누르기 귀찮아지자 버튼 틈새에 이쑤시개를 끼워 게임기를 '베팅 온(ON)'상태로 해놓는다.

이 상태에서 수백만원(1회 투입 한도액 500만원)을 미리 넣어 기계가 자동적으로 수십~ 수백 차례 계속 돌아가도록 하고 있다. 스몰카지노의 한 종업원은 "이쑤시개로 버튼을 고정시키는 손님들은 베팅액수도 엄청나다"며 "담배 한대 피우는 사이 수십만원을 날리는 것은 보통'이라고 전했다.

슬롯머신 화면을 아예 종이로 가린 채 베팅하는 '블라인드 갬블러'들도 등장하고 있다.

"화면 볼 게 뭐 있느냐. 한 방 터질 때까지 해 보자" 는 것이 이들의 '신념'이다.

인내심이 모자라는 갬블러들은 화면의 일부만 가리고 게임에 몰입하기도 한다.

이처럼 황당무계한 베팅방식은 갬블러들의 혼을 빼고 상승작용을 일으켜 베팅액을 높이고 있다고 카지노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실제로 테이블 게임에는 베팅 상ㆍ하한액이 정해져 있지만 하한액으로 베팅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고, 슬롯머신도 1,500원(1회 베팅상한)짜리 베팅이 판을 치고 있다.

카지노 관계자는 "도를 넘는 베팅방식이 일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건전한 카지노 정착을 위해 도박중독치유프로그램 운영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영승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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