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상품 가입 때 자신의 과거 병력을 빠짐 없이 기록하지 않으면 보험사의 계약해지 사유가 될 수 있다.또 보험에 가입한 의사가 자신이 처방한 약을 투여받고 식물인간이 된 경우 약물과용이나 중독 등을 입증할 수 없다면 재해사고로 인정,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26일 금융분쟁조정사건을 심의, 이같이 결정했다.
병력 고지 의무 위반은 계약해지 사유 A씨는 지난 3월 2개 생보사의 3개 보험상품에 가입하면서 병력 고지란에 모두 "없다"고 기재했다. A씨는 3개월 후인 6월 유방암 진단을 받아 보험사로부터 암 진단비 등 암 관련 보험금 총 2,801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A씨가 보험가입전인 1998년 10월 심전도 검사상 부정맥으로 진단받은 후 치료를 받은 경력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사가 계약 해지 요구를 했다.
금감원은 부정맥과 유방암 감에 인과관계가 없어도 고지의무를 위반한 점이 인정돼 보험사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나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정했다.
의사가 자신이 처방한 약 투여받고 식물인간 된 경우 재해장해보험금 지급해야 의사인 B씨는 작년 3월 보험 가입 후 피곤함과 수면부족에 대한 처방으로 자신에게 진정제(바륨)와 마취제를 투여했으나 약물 부작용이 발생, 식물인간 상태에 이르게 됐다.
보험회사는 B씨가 평소 잠이 오지 않으면 바륨을 주사맞았던 경험이 있다며 약물중독 상태에서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라고 주장했다.
금감원은 B씨가 2회에 걸쳐 바륨을 투여받은 과거 경력만 가지고는 약물 중독 상태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사용량이 과다하다고 판단하기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또 사용량이 과다해 사고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이 사고가 우발적인지, 의도적 자해인지 명확하지 않다면 보험약관상 '의도미확인' 사건에 해당, 보험사는 재해장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정했다.
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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