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닭요리 아무데서나 못먹죠"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으로 실직자들이 다시 늘어나면서 외식업 창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먹거리 아이템 선정과 상권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투자금마저 회수하지 못하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숭실대학교 앞에서 퓨전 요리주점 체인점 '닭쌈 닷컴'(02-815-8866)을 운영하는 권오남(37)씨는 '삼전사기(三顚四起)'의 외식업종 맹렬 주부 사장으로 통한다.
한 장소에서 3번이나 간판을 바꿔가며 장사한 끝에 4번째 사업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1997년부터 삼겹살집, 닭갈비집, 치킨전문점을 벌여 연거푸 실패했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올해 시작한 닭쌈 닷컴은 요즘 짭짤한 재미를 보고있다.
"월세 내기도 빠듯했던 가게가 요즘은 손님들로 북적대죠. 상권에 맞는 업종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실감했습니다."
권씨가 세 번의 실패 끝에 내린 결론은 주변에서 "잘 된다더라"는 말만 듣고 따라할 것이 아니라 "우리 가게에 와야만 먹을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라"는 창업 원칙이다.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체인점을 찾고, 제대로 된 물류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가맹점 본사에 지급하는 비용이 낮은 아이템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닭쌈 닷컴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특이한 퓨전 메뉴가 10여가지나 되고 본사가 운영방법과 조리법을 매뉴얼로 만들어 공급하기 때문에 장사하기가 편하죠." 음식점에 닷컴(.com)이 붙은 간판부터 특이한데다 옛날 영화포스터로 추억을 느낄 수 있는 실내 인테리어, 처음 맛보는 독특한 메뉴, 저렴한 가격 등이 소문나면서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훈제하거나 양념한 닭구이를 기본 재료로 각종 야채를 곁들인 퓨전 스타일의 닭쌈과 닭갈비, 닭무침, 순살샐러드 등이 맥주 한잔과 잘 어울린다. 권씨의 상냥한 응대와 아낌없는 인심은 인근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닭쌈 닷컴 숭실대점의 하루 매출은 60만~70만원. 월 매출 1,800만원에 재료비 600만원과 인건비 250만원, 임대료 100만원 등을 지출하고 나면 한 달 평균 800만원이 손에 들어온다.
창업비용은 인테리어비ㆍ주방설비비 3,000만원과 가맹비 300만원, 보증금 200만원 등 3,500만원이 들었다.
점포 임대 보증금 2,000만원을 합하면 총 5,000만원인 셈. 권씨는 "외식 창업 희망자들은 자체 음식점을 하는 것보다, 조건을 꼼꼼히 따져 독특한 아이템의 외식 체인점을 개설하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라고 말한다. www.dacssam.com (02)2299-9012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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