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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급등/ '안잡나, 못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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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급등/ '안잡나, 못잡나'

입력
2000.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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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대응에 해석분분환율불안에 대한 당국의 속내가 궁금하다. 환란 이후 최대 폭등장세를 맞아 경고메시지는 계속 보내고 있지만 실제 '액션'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폭등초에는 구두개입과 공기업을 통한 간접개입,정유사 창구지도 등 '초동진압'의지를 보이기도 했지만 외환 당국의 대응강도는 오히려 환율수위가 높아질수록 낮아지는 분위기다.

▼당국의 입장은?

24일 외환시장에선 1,200원벽을 깨려는 숱한 시도가 이뤄졌지만 구두개입이든 간접개입(공기업을 통한 달러물량공급)이든 외환당국은 어떤 대응도 취하지 않았다.

한 외환딜러는 "정부가 환율상승을 내심 반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환율상승이 실물경제에 나쁠 것 없다'는 인식 아래 환율운용과 관련된 두가지 기준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첫째, '레벨'보다는 '스피드'를 보겠다는 것.

즉 '무조건 1,200원을 사수한다' 혹은 '1,250원까지는 용인한다'는 식의 '절대방어선'을 치기보다는, '얼마나 빠른 속도로 상승하느냐' '투기적 수요가 얼마나 개입되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따라서 완만한 속도만 유지된다면 1,200원 이상도 얼마든지 용인할 것이 확실시된다.

두번째 판단기준은 일본ㆍ대만환율의 보폭을 참조한다는 것. 한 정부당국자는 "수출경쟁관계인 주변국들의 절하폭에 비춰볼 때 1,200원선은 그동안 고평가되어있던 원화환율이 오히려 현실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당국자는 "외국인들은 아시아에서 대만과 한국을 '패키지'로 평가하고 있다"며 "작년말과 비교한다면 이제 비로소 원화와 대만의 뉴타이완달러가 비슷한 절하율을 보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남은 변수는?

환율은 누르려고 할 때 더욱 치솟는 경향이 있다. 당국의 환율현실화 용인분위기는 따라서 '투기적 가수요'를 오히려 억제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24일 역외선물환(NDF)시장은 매우 잠잠했고, '고점을 찍었을지도 모른다'는 인식아래 달러매물이 출회되는 양상도 보였다. 야당의 무조건 국회등원결정도 불안심리제거에 큰 몫을 했다.

그러나 두가지 큰 장애물이 남아 있다. 하나는 동남아, 특히 대만통화의 움직임이다. 대만의 통화불안사태가 커지고 엔화약세가 확대된다면 우리의지와는 관계없이 원화의 추가상승 가능성은 매우 높다. 또다른 변수는 국내노사불안.

재경부 관계자는 "노사불안이 확산된다면 국내외자의 이탈사태를 낳을 수도 있으며 이는 직접적인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만약 이와 같은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고, 가수요까지 겹쳐 폭등장세가 재연출된다면 당국은 직접적 시장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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