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 부장검사)는 24일 열린상호신용금고로부터 377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MCI코리아 대표 진승현(27)씨가 지난 4월 옛 아세아종금(현 한스종금)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 정ㆍ관계 인사들에게 제공한 혐의를 잡고 수사중이다.검찰은 또 진씨가 당시 '스위스 프리밧방크 컨소시엄(SPBC)'으로부터 3,0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 형식을 빌려 단돈 10달러에 아세아종금을 인수하면서 아세아종금 대주주인 대한방직 전 회장 설모씨 부자와 이면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확인, 진씨가 유령회사를 내세워 종금사 인수 사기극을 벌였는지 여부도 조사중이다. 검찰은 지난 9월 진씨를 출국 금지하고 지명수배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진씨가 지난해 10~11월 대유리젠트증권 사장 고모씨와 짜고 고가 매수주문 등의 방법으로 이 회사 주가를 조작, 수백억원대의 시세차익을 남긴 혐의로 금감원이 지난달 25일 수사를 의뢰해옴에 따라 이 부분도 수사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진씨는 지난 4월 스위스계 6개 은행으로 구성된 SPBC로부터 외자 3,000만달러를 유치하는 조건으로 아세아종금 대주주인 대한방직의 보유지분 28.6%를 10달러에 인수하면서 비자금 20억원을 조성, 증권사 지점장 출신인 신인철(59ㆍ구속) 사장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특히 진씨가 1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 로비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첩보가 입수되고 신씨가 금감원 김영재(구속) 부원장보에게 4,950만원의 뇌물을 건넨 점을 중시, 진씨가 신씨를 통해 정ㆍ관계 및 금감원에 로비를 했는지 여부를 캐고 있다.
신씨는 그러나 검찰에서 "20억원은 종금사 인수에 따른 커미션이며, 이중 19억6,000만원은 모두 채무변제에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진씨가 아세아종금 인수 당시 설씨 부자와 맺은 이면계약에 ▦대한방직의 동일인 여신초과 한도액 1,800억원 상환유예 ▦차명 보유 620만주를 204억원에 인수한다는 내용이 있는 점을 확인, 설씨 부자의 불법 대출 혐의 및 이 사건이 진씨의 사기극인지 여부를 조사중이다. 설씨 부자는 현재 홍콩과 미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한스종금 전ㆍ현직 임직원들이 태양생명에 보험을 들어주는 대가로 수천만원대의 리베이트를 받은 사실을 밝혀내고 신씨와 태양생명으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한국토지공사 전 자금부장 김형택, 담배인삼공사 전 자금부장 노영달씨 등 13명을 배임수재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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