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장사꾼이 필요하다." 최근 한 야구관계자가 한 말이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가 내년이면 20세가 된다. 유소년기를 거쳐 청년기로 진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83년 시작한 프로축구도 내후년이면 청년기를 맞는다.하지만 말만 프로다. 자생력을 갖춘 구단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어느 구단할 것 없이 모기업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 A구단은 모기업으로부터 130억원을 지원받았다. 입장료수입은 13억원정도. 광고 등으로 벌어들인 수입이 50억원가량된다. 사실상 광고수입도 관계회사들이 지원금을 주는 방편에 지나지 않았다.
프로축구 B구단도 올해 130억원 가량을 썼지만 야구의 A구단과 별 다를 게 없다. 프로구단이야말로 퇴출되어야 할 만성적자기업이다. 그래도 구단들은 태평하다. 내년에도 계속 모기업의 지원을 받기 때문이다.
구단들은 모로가도 우승만 하면 된다. 이처럼 왜곡된 사고가 형성된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오너들이 프로구단을 모그룹의 홍보를 위한 방편으로밖에 여기지 않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쌍방울 퇴출의 경우에서 봤듯이 모기업이 어려워지면 프로구단도 존립자체가 위태로워진다.
당연히 자생력을 키워야 할때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단이 마케팅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체질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투자를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제도적인 문제점이 큰 난제임에 분명하다.
지금 당장 모든 것을 이룰 수는 없겠지만 트레이드, TV중계권료, 광고, 스폰서십 등 재원 마련을 위한 장기전략을 세워 하나씩 풀어나가야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중계권료를 각 구단에게 분배하려하자 사장단은 "푼돈을 받았다가는 모기업의 지원이 줄어들지 모른다"며 이를 거부한 적이 있었다. 우리 프로스포츠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일화중 하나다. 이제는 장사를 할줄 아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정연석기자
ysch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