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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전문가들이 보는 황장엽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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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전문가들이 보는 황장엽파문

입력
2000.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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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와 김덕홍씨의 문제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황씨 문제'를 지켜보는 남북문제 전문가들은 황씨의 '활동 제한' 주장과는 별도로 황씨의 대북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슬기롭게 대처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활동자유는 당연한 조치"

▲류재갑 경기대 통일안보대학원장

본인들의 의사를 존중해 황씨 등의 활동을 자유롭게 하는 조치는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

본인들이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 이 같은 조치가 검토됐어야 했다. 황씨의 목적은 북한의 민주화에 도움을 주는 것이지만 방법론은 북한 붕괴론에 가까운 강경 보수적인 색채다. 현 정부의 화해ㆍ협력 정책과는 매우 다르다.

황씨가 학자들과 방법론을 토론하다 보면 자신의 논리를 현실에 맞게 조정할 것으로 본다. 단기적으로는 황씨의 향후 행보는 보수 성향의 세력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이지만 황씨에 대한 국민적인 거품(환상)은 어렵지 않게 제거될 것이다.

"황씨 발언 구체검증 필요"

▲서동만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황씨가 제기하는 북한의 민주화라는 개념이 모호하다.

과거 황씨는 남한의 자유가 통일에 장애가 되고, 남한의 민주화가 북한의 사주에 따른 것처럼 묘사한 적이 있을 만큼 남쪽과 민주화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못하다.

황씨가 분명 북한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인 것은 확실하지만, 남북 모두를 균형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학자로 간주하기는 어렵다.

그의 발언과 저서에는 일부 과장된 측면도 있다. 향후 황씨의 신변안전은 철저히 보호돼야 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발언까지 보호 받을 이유는 없다. 북한 고위층에 있었던 그의 발언도 이제 검증이 필요하다. 그의 행보가 우리 국민들이 북한의 실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남북화해에 걸림돌 우려"

▲ 이항구 통일연구회장

황씨는 개인적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원한이 있는 사람이다. 그는 현 정부가 북한과 타협하는 듯한 모습이 북한을 돕는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 북한의 전략적 변화를 유도하려는 정부의 입장과 현재 황씨의 논리는 상치될 수 밖에 없다.

북에서 고위직에 있던 그의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향후 황씨의 행보는 많은 국민에게 영향을 줄수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남북간 화해 협력의 걸림돌이 되지 않아야 한다. 국민들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만큼 적절히 소화할 것으로 본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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