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스트리트 보이스' 4집 발표"미국의 쓰레기 같은 음악이 세계 팝을 망치고 있다." 여러 나라의 팝음악 평론가들이 미국 보이밴드들을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공격하는 독설의 수위가 높아질수록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그들의 건재는 한껏 과시되고 있다.
'백스트리트 보이스(Backstreet Boys, 뒷골목 아이들)'는 더 이상 아이들이 아니다.
검은 색과 어두운 파란 색을 대비한 음반 자켓과 음반 제목 'Black & Blue'가 상징하듯 이들의 음악은 이제 원색적 댄스 음악이 아니다.
서태지나 H.O.T 등 우리나라 신세대 가수들이 그렇듯 미국에서도 보이밴드의 음반이 발매될 때면 음반이 나오기 전 주문이 밀려든다.
미국에서 이들의 음반은 700만장의 선주문을 받았다. 미국 음반 사상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나온 '밀레니엄'이 전세계적으로 3,000만장 판매기록을 세운 것을 감안하면 이 법석은 이해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팝음반으로는 이례적으로 15만장이나 주문을 받았다.
90년대 보이밴드들의 '맏형'인 백스트리트 보이스의 전략은 기실 다른 보이밴드들의 변신 움직임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첫 싱글 'Shape Of Heart'는 대표적인 경우이다.
전작의 대히트곡 'I Want It That Way'와 비슷한 곡조에 브라이언 리트렐, A.J.맥클렌의 보컬이 주는 부드러운 호소력도 이전과 다를지 않다.
다만 이전보다 더 갈라지는 듯한 보컬 매력만은 이들의 발라드가 이전보다 더 성숙해졌다는 느낌을 준다. 10, 20대 뿐 아니라 30, 40대들도 노래를 들으면 "소리 좋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들의 최고 매력 포인트, 즉 멋진 화음은 몇번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미 세계적 음반 판매량을 자랑하는 보이밴드가 여전히 '옛 가락'을 반복하고 있는 것을 보면 다소 실망스럽기도 하다.
이들의 변신은 오히려 두 번째 싱글 커트 곡인 'The Call' 에서 두드러진다. 전화를 거는 듯한 전자 효과음으로 시작해 업비트 스타일의 반주에 라틴 리듬이 어우러져 매우 독특한 느낌을 전달한다.
대표적인 R&B 팝 프로듀서인 베이비 페이스가 프로듀싱한 'Time'은 R&B 발라드 곡으로 'The Call'과 더불어 백스트리트 보이스의 가장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곡이다.
지금까지 3장의 정규앨범을 발표, 5곡을 빌보트 차트 싱글히트 10위 안에 랭크시킨 백스트리트 보이스. 4번째 앨범에서도 적잖은 수확이 기대된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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