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ay Without Rain/ 엔야아일랜드 음악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분노와 한이 깃든 시너드 오코너, 관조적인 지성미의 U2 등 '아이리쉬 팝'이라면 '뭔가 다르겠지'라는 기대를 갖는게 우리 청중들의 심리이다. 그중 가장 동양적인 정서를 자극하는 것은 엔야(Enya) 가 보여주는 중세적인 고요함과 신비스러움이다.
엔야의 맑고 청아한 음악에는 듣는 이의 마음을 침잠시키는 힘이 있다. 마치 여러 대의 현악기처럼 신비스런 음향을 내며 악기에 녹아드는 목소리는 사실 거저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수백 번씩 오버더빙을 하는 초인간적인 노력에 의한 것이다. 그는 녹음실에서 완벽한 튜닝을 하고 한음 한음을 입혀 청각적 환상을 유도한다.
메인스트림에서 비껴나 있는 뉴에이지 음악이지만 엔야의 파괴력은 여느 팝스타 못지 않다.
그의 음반은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4,400만장이 팔려나갔다. 앨범 외에도 CF, 영화음악에서 탄탄한 대중성을 확보하여 '엔야'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의 음악에는 익히 익숙해질 정도의 파급력을 지닌 아티스트이다. 정규앨범으로는 'The Memory Of Tree'이후 5년 만에 발표한 이번 앨범에서도 천상의 고귀함을 담은 듯한 보컬로 그러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 (워너)
▩Lovers Rock(샤데이)
80년대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슬픔이 깃든 관능미로 독특한 카리스마를 선보였던 샤데이가 6년만에 돌아왔다.
왬과 듀란듀란, 마돈나 등 이시대를 풍미했던 떠들썩한 팝스타들의 틈바구니에서 이 혼혈의 여인은 데뷔앨범 'Diamond Life'에서 'Your Love Is King' 'Smooth Operator'등의 고혹적인 분위기로 사람들의 뇌리에 깊숙히 자리잡았다. 94년 'Love Deluxe'로 복귀한 그는 목소리에 담긴 특유의 습기가 약간 걷혔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처절하게 무한의 슬픔을 녹여내는 힘을 보여 준다.
이후 6년간, 그가 어디 가서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실 오랜 공백기간 동안 그의 복귀를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목소리만큼이나 베일에 싸인 언행으로 유명한 그는 이번에도 오로지 자신의 음악만을 보여주고자 한다. 사랑에 대한 고찰과 반추를 담았다는 새 음반은 이전보다는 팝의 느낌이 많이 묻어난다.
어쿠스틱한 느낌의 곡과 더불어 민속적인 색채도 적절히 들어갔다. (소니)
▩The Most Romantic Song Collection 2/마이클 호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가을동화'에 삽입되었던 'The Unforgettable Heart'가 수록된 베스트음반. 영화음악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마이클 호페는 미국에서 조지 윈스턴, 데이빗 란츠 등과 어깨를 겨루는 뮤지션이다. 피아노와 플룻, 바이올린, 기타 선율이 가을의 그윽한 정취와 가슴을 울리는 쓸쓸함을 슬프고도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다. (틴 팬 앨리)
양은경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