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뇌부 탄핵안 무산을 둘러싸고 대치를 계속해온 여야가 22일 농가부채 해소를 주장하는 대규모 농민시위를 앞두고 농가부채경감 특별법 제정 방침을 밝히는 등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다.민주당은 농어가부채 문제가 농민들의 대규모 집단행동 사태로까지 번지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날 오전에 열린 당무위원회의에서 참석자 대부분은 조속한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고 대책특위를 구성, 첫 회의를 가졌다.
당무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농민들이 과거 우리 당을 적극 지지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등 이구동성으로 사태 전개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한 고위당직자는 기자와 만나 "예전부터 농민들이 들고 일어서면 큰일나는 법인데."라며 의약분업에 이어 정권차원의 '암초'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이회창(李會昌) 총재 주재로 열린 총재단회의에서 "농민들 스스로 동학농민혁명이후 최대 시위가 될 것으로 주장할 만큼 농민시위가 일과성이 아니라 심각한 수준"이라고 결론 짓고, 농가부채경감 특별법 처리에 주력키로 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우리 당이 국회에 제출한 법안은 농가부채 이자율을 단계적으로 낮춰 5년 내에 실질적인 부채를 줄이고, 부채 상환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이라며 "농촌지도자 및 관련단체들도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권 대변인은 이어 "여당이 법 제정에 동의만 표시해도 농민시위는 크게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농민시위에 한나라당이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 한나라당과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박병석(朴炳錫) 대변인은 회의 브리핑에서 "지난 17일 우리 당 총재실을 점거한 데 이어 현재 농협중앙회에서 농성중인 한 사람이 한나라당의 핵심당원이라는 사실이 지적됐다"며 야당의 개입의혹을 넌지시 내비쳤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은 "우리당 당원이 전국적으로 300만명으로 사회각계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그 사람들의 활동을 한나라당과 연결시킨다면 모든 일의 배후가 한나라당이라는 주장과 다름없다"고 반박했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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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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