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60억대 '주식피라미드' 적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60억대 '주식피라미드' 적발

입력
2000.11.23 00:00
0 0

벤처기업과 공모, 다단계 판매 수법으로 모집한 투자자들에게 30배나 부풀린 값으로 주식 60여억원 어치를 팔아넘긴 대규모 '주식 피라미드' 조직이 처음으로 적발됐다.경찰은 앞으로 수사 진행에 따라 피해자 수천명에, 피해액도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22일 경인엔젤 전조합장 이모(55)씨와 유무선 정보통신 벤처기업인 ㈜크리게이트 사장 김모(27)씨 등 3명을 유사수신 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금융피라미드 회사인 ㈜동성월드피아 부회장 서모(45)씨 등 임직원과 제일엔젤 등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수사에 착수하는 한편, 이들에게 주식을 넘겨준 ㈜벤투 사장 박모(47)씨 등 3개 벤처업체 관계자들을 소환, 공모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 전조합장 등은 9월부터 크리게이트 김사장과 공모해 투자자들을 상대로 "주식 투자자 4~5명씩을 모집해 오면 총매매액의 20~40%에 해당하는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속여 액면가 수십배의 가격으로 주식 31억원 어치를 다단계 판매한 혐의다.

김사장은 이 과정에서 벤처투자 설명회를 열어 기업의 발전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선전, 주가를 고의적으로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동성월드피아 전 임직원들과 공모해 올6월 인터넷 주식거래 대행업체인 ㈜벤투의 주식(액면가 1,000원) 13만주를 주당 평균 2,000원에 매입한 뒤 투자자들에게 "주당 3만원에 10주 단위로 주식을 판매하는데, 5명만 데려오면 30만~50만원의 리베이트를 주겠다"고 유혹, 수백명의 다단계 투자자를 끌어모은 뒤 주식 1만여주를 30억원에 매각했다.

경찰조사 결과 투자자들은 "한 팀만 모집해도 본전을 뽑을 수 있고 회사의 장래성이 뛰어나 주가가 오르면 대박이 터진다"는 피라미드 조직원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수십만~수백만원씩을 투자했으며 2,3차 피라미드 투자자들을 끊임없이 끌어들여 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경성엔젤 등 피라미드 판매조직은 일부 투자자들이 "주가가 지나치게 높다. 사기로 고소하겠다"고 항의하자 일부 주식을 원래 판매가에 재매입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벤투 박사장은 "6월에 주식 13만주를 동성월드피아에 유ㆍ무상 매각한 뒤 9월부터 피라미드 투자자들의 문의와 항의방문이 급증, 동성측에 매각중단을 요청했었다"며 "경인엔젤과 동성측이 공모해 주식피라미드 사기를 벌이는 통에 투자자들에게 일일이 해명하는 등 애를 먹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주식피라미드 조직에 의해 시중에 유통된 주식이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이 전조합장 등을 추궁하는 한편, 도주한 피라미드 조직원들과 관련 벤처기업 관계자들을 수배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