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딤플票 유효냐 무효냐

입력
2000.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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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21일 수검표 재검표 결과를 최종 집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판결함에 따라 투표용지에 철필 자국만 나있어 무효표가 된 딤플(dimple)표와 우편소인이 없어 무효표로 처리된 해외 부재자 투표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측은 20일 플로리다주 대법원 심리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명확한 기표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딤플표는 유효표로 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대법원이 유ㆍ무효표를 판별할 보다 관대한 기준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었다..

이에 대해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측은 21일 "주 대법원에 정식으로 제기된 소송이 아니기 때문에 주 대법원은 유ㆍ무효표 판정기준을 제시할 법적 권한이 없다"며 주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부시 후보 측은 자국만 있는 딤플표는 기표 중에 지지 후보를 바꾸려고 했거나 지지 후보 선택을 유보한 것으로도 볼 수 있어 유권자의 명확한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민주ㆍ공화 두 후보 모두에게 딤플표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딤플표가 유효표로 인정될 경우 수작업 재검표 중간집계 결과 두 후보의 650여 표 차이는 뒤집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3개 카운티에서 수작업 재검표 중 추후 다시 표의 유무효성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별도로 모아둔 딤플표가 5,000표에 달한다. 팜 비치 카운티의 경우, 현재 724표의 딤플표 중 499표가 고어를, 225표가 부시를 지지한 것으로 고어가 274표를 더 획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로워드 카운티 역시 딤플표가 인정될 경우 수작업 재검표 결과를 포함해 400~600여 표를 추가로 획득할 수 있는 것으로 선거관계자는 예측했다.

딤플표에 대한 법원과 카운티 선관위의 결정이 곧 나올 예정이어서, 어떤 결정이 나오는 가에 따라 두 후보측은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팜 비치 카운티 순회법원의 조지 라바르 순회법원 판사는 22일 오전 9시30분에 딤플표 유효성 여부에 대해 판결할 예정이며, 수작업 재검표가 완료된 브로워드 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는 빠른 시간 내 딤플표 처리 문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딤플표가 유효표로 인정될 경우 해외부재자 투표 역시 첨예한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부시 후보측은 군사우편의 경우 소인이 생략되는 수가 많다며 우편소인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돌아올 400~500여 표 정도의 부재자 투표가 이 과정에서 강탈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전체 해외부재자 투표의 41%를 차지하는 1,527표가 무효표로 처리됐다.

민주당 출신인 밥 버터워스 주 법무장관이 20일 우편소인이 없어 무효 처리된 부재자 투표를 유효표로 인정하라는 지시를 각 카운티에 내렸으나 카운티 선관위 관계자들은 무효표의 대부분은 우편소인 뿐 아니라 서명부재, 선거인명부 미등록 등 복합적인 문제를 지닌 표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부시 후보측은 딤플표가 유효표로 산정될 경우 해외부재자 투표 문제를 법정으로 갖고 갈 가능성이 높아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한 양측의 공방은 역전과 재역전의 드라마를 펼치는 혼미를 낳을 수 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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