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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검찰의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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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검찰의 속앓이

입력
2000.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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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의욕도 없습니다." "뭘 바라고 이 자리에 있는 건지 답답합니다."수뇌부에 대한 탄핵안 무산으로 '검찰권 공백'이라는 최대 위기는 모면했지만, 검찰 내부 자괴의 목소리는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예상된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검찰은 지금 바깥으로부터 '고강도 사정'을 닦달받고 있다.

사정관계장관회의가 21일 열리는 등 사정 태풍은 이미 예고돼 있다. 검찰 내부에서도 "우리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본연의 기능인 사정 활동을 더욱 강화하는 길 밖에 없다"는 '정면 돌파론'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사정만으로 검찰의 활로가 트일만큼 상황은 간단치 않다.

그동안 너무 많은 것을 잃었기 때문이다.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 등 굵직한 의혹 사건이 터질때마다 내부 조차 설득시키지 못하는 수사로 국민들의 비난과 불신은 최고조에 달해 있고, 안팎의 이런저런 사태를 겪으면서 조직도 만신창이가 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사정에 나선다고 한들 정당성이나 국민의 지지를 확보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사정이 거론되는 시점도 영 마뜩치 않다. 여당의 대표가 국회 대표연설에서 공직기강의 확립을 강도높게 요구한 것이 바로 얼마 전이다. "우리가 줄곧 해온 게 사정 아니냐"는 내부의 볼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탄핵안이 상정되던 날 일부 검찰 간부들은 로비를 위해 국회로 달려갔다. 이걸 보고 "부패 정치인 사정은 물건너갔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비약일까. 검찰이 요즘같이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지게 된 연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이진동 사회부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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