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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포커스 / 日전문가들이 말하는 '대북수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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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포커스 / 日전문가들이 말하는 '대북수교'

입력
2000.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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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근본태도 그대로 협상 서두를것 없다"한반도 상황이 급변하고 있지만 북일수교 움직임은 여전히 소걸음이다. 복잡한 과거가 문제가 얽혀 있고, 일본인 납치의혹 등이 걸림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3~16일 3박4일간 도쿄(東京)에서 일본 정부와 일본내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을 잇따라 만나 이들의 대북 견해와 수교 해법 등을 들어봤다. 한마디로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의 태도에는 근본적 변화가 없으며, 북한에 양보하며 수교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견해가 주류를 이뤘다.

■ 6.15 공동선언 이후 북한의 변화에 대한 평가: 일본 방위연구소의 다케사다 히데시(武貞秀志) 교수와 이즈미 하지메(伊豆見元) 시즈오카대학 교수 등은 "전술적 변화는 몰라도 전략적 변화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케사다 교수는 "북한은 군사문제를 한국 대신 미국과 협의하려 하고 있으며, 한국과 미국 등 우방국들을 상호 경쟁시키는 과거의 협상태도를 버리지 않고있다"며"특히 6.15 공동선언 이후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의 카리스마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외교안보연구원격인 국제문제연구소의 구라타 히데야(倉田秀也) 연구원은 "북한은 변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미국으로부터 체제안전을 보장받으려는 전략목표를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 북일 수교 교섭에 임하는 일본측 태도: 외무성의 마키타 쿠니히코(木眞田邦彦) 아시아 국장은 "미사일과 납치의혹등 양자간 현안을 해결하지 않고 북일 국교정상화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즈미 교수는 "북한은 최근 한국과 미국에 대해서는 적대시하지 않으면서 일본에 대해서는 백년숙적 운운하며 비난을 계속하고 있다"며 "북한의 이런 태도가 변해야 북일 관계개선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민간연구소인 오카자키 연구소의 오카자키 히사히코(岡崎久彦)소장은 "일본은 (과거사에 대한 보상으로) 북한에 돈을 주면 군사비로 전용할 우려가 있으므로 한반도에 전쟁이 없다는 확신이 서기 전에 북한에 돈을 지급해서는 안된다"며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늦게 북한과 수교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케사다 교수는 "북한은 미국과 관계개선만 되면 일본이 북일 수교협상에서 양보할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과거 청산 문제: 구라타 연구원은 "일본은 과거에 한반도를 한나라로 통치했으며 남북을 따로 따로 통치한 것은 아니다"며 "북한과의 협상에서도 65년 한국과 해결했던 청구권 방식이외의 다른 해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사에 대한 양국간 인식의 일치는 불가능한 만큼 한일 수교협상 당시의 김종필(金鍾泌)-오하라 메모처럼 양국이 역사해석에 여지를 남겨두는 방식으로 회담에 임해야 할 것"이라며 "북일수교에는 양국 최고당국자의 의중이 담긴 북한판 김-오하라 메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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