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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선언 샤샤 '국적도 바꾼 사모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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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선언 샤샤 '국적도 바꾼 사모곡'

입력
2000.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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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뜻대로 한국에서 축구인생을 꽃피우겠습니다." 17일 한국 귀화를 발표한 유고출신 드라큘리치 샤샤(28)가 귀화동기를 "지난 1월 당뇨병에 따른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 밀카때문"이라고 밝힘으로써 그의 효심이 축구계의 화제로 떠올랐다.역대 외국인 최고용병으로 평가받는 샤샤는 "어머니가 생전에 늘 '한국은 잊기 힘든 고마운 나라'라고 말했다"면서 "어머니도 내가 한국선수로 뛰기를 바라셨다"고 소개했다.

이번 귀화를 주선한 ㈜이플레이어의 안종복 회장도 "샤샤가 귀화결심을 굳힌 데에는 어머니의 역할이 컸다"고 말한다.

특히 샤샤는 귀화를 권유한 사랑하는 어머니가 지난 1월 사망하면서 유고국적을 고집해야겠다는 생각을 버리게 됐다고 한다. 유고에 남아있는 아버지와 누나도 아들의 한국 국적을 바랐던 고인의 뜻을 존중해 샤샤의 귀화를 지지했다고.

샤샤의 사모곡(思母曲)과 어머니 밀카의 모정은 지난 6년간 샤샤의 한국생활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지병인 당뇨로 병상에 누워있던 어머니에게 샤샤의 활약상은 큰 기쁨이었다.

그런 어머니께 샤샤는 매일같이 안부전화를 걸어 한달 국제전화비가 200여만원이 넘었을 정도였다. 아들의 경기를 직접 보고 싶어하는 모정은 병마보다 강해 밀카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아왔다.그때마다 팬들의 사인공세에 시달리는 아들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샤샤는 지난 해 4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유고 공습 때는 어머니와 누나를 한국으로 피신시키기도 했다.

지난 해 시즌을 끝마치고 포연이 자욱한 고향 땅으로 들어가는 샤샤의 가방에는 항상 어머니의 병 치료를 위한 인슐린이 가득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치료약 대신 귀화소식을 갖고 간다.

신병정리를 위해 20일 유고로 돌아가는 샤샤는 성대하게 조성한 어머니 산소로 달려가 제일 먼저 이렇게 신고할 계획이다. "'하느님이 한꺼번에 모든 곳에 계시지 못하기 때문에 인간에게 어머니를 주신 것'이라는 유태인 속담대로라면 나는 신을 잃었다. 그러나 신의 뜻을 따르게 됐다"고.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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