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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395점 받고도 앞이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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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395점 받고도 앞이 막막"

입력
2000.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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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고생 이모군의 경우서울 A과학고에 수석으로 입학했던 이모(18)군은 요즘 후회가 막심하다.

작년 가을 한창 동기생들이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의 불리함을 만회할 목적으로 검정고시를 보기 위해 무더기로 자퇴할 때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 열심히 공부하면 될 것'이라며 학교에 남았다.

이군의 올 수능 가채점 결과는 395점. '수리탐구Ⅰ에서 하나, 사회탐구에서 하나 정도' 틀린 것으로 나왔다.

이군은 나름대로 시험을 잘봤다고 생각하고 15일 시험장을 나섰지만 불과 며칠만에 낙담하지 않을 수 없었다.

'390점 이상만 4,000~6,000명.' 학원들의 가채점 결과대로라면 이군은 자신이 원하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할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군의 윤리과목 학생부 평균점수는 97점. 하지만 과목석차는 39명중 18등에 불과하고 동점자도 6명이나 된다.

수학이나 영어 등도 95점을 훨씬 넘지만 과목석차는 4~5등으로 5등급에 해당하는 상위 11%.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몰린 과학고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재학생수가 몇 안 되는 상황에서 석차백분율을 적용하면 아무리 좋은 성적을 얻어도 학생부 등급은 형편없이 떨어지고 만다.

전교생 600여명의 일반고에서 18등을 하면 1등급을 받지만 39명의 과학고에서는 2등만 해도 1등급을 받지 못한다.

결국 서울대에 지원할 경우 특차모집에서는 학생부 4등급으로 4.5점을 손해본다. 학생부 전과목의 석차백분율이 적용되는 정시모집에서는 15등급으로 내려가 무려 24점이 감점된다.

논술고사 30여점이 남았지만 만점을 받더라도 만회는 거의 불가능하다.

학생부의 불이익을 이군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수능 점수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고득점자가 극도로 양산되면서 꿈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2개 틀리고도 원하는 대학에 갈수 없다고 생각하니 너무 억울할 뿐입니다."

입시전문가들은 "특수목적고와 비평준화 고교 출신 수험생의 대다수가 이군과 같은 경우"라며 "학생부 석차 백분율보다 평어(수, 우, 미 등)를 반영하고, 남보다 영역별 점수가 높은 과목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대학ㆍ학과로 눈을 돌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또 중ㆍ상위권에 대해서는 특차와 정시모집 기회 4번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논술고사 대비를 철저히 하되 눈높이를 최대한 낮추라고 말한다.

고득점자가 대거 하향지원할 경우 중ㆍ상위권 대학의 점수대도 덩달아 춤을 추는 사태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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